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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문화편지

내일은 하지, 보리ㆍ감자 수확으로 한숨 쉴 때

[얼레빗으로 빗는 하루 4105]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6월 21일 ‘하지’, 일년중에 제일 해가 긴 날입니다. 그 까닭을 아십니까? 하지라는 것은 태양이 지구의 북쪽으로 가장 만히 올라올 때요 따라서 북반구에서는 태양에 쪼이는 시간이 일년중 가장 길게 되고 밤이 가장 짧게 되는 관계상 요새는 여덟시가 지나도 어둡지 안코 아츰에도 일즉 밝어지는 것입니다.” 이는 동아일보 1936년 6월 28일 치 기사로 어린이에게 하지를 쉽게 설명해주고 있습니다.

 

내일은 24절기 가운데 열째인 ‘하지(夏至)’입니다. 하지 무렵에는 가뭄이 심하게 들기도 하고, 곧 장마가 닥쳐오기 때문에 농촌에서는 일손이 매우 바쁩니다. 누에치기, 메밀 씨앗 뿌리기, 감자 거두기, 고추밭 매기, 마늘 거두고 말리기, 보리 수확과 타작, 모내기, 늦콩 심기, 병충해 방재 따위는 물론 부쩍부쩍 크는 풀 뽑기도 해주어야 합니다. 남부지방에서는 단오 앞뒤로 시작된 모심기가 하지 무렵이면 모두 끝나는데, 지금은 많이 빨라졌습니다.

 

 

그런데 조선시대엔 하지가 지날 때까지 비가 내리지 않으면 기우제(祈雨祭)를 지냈지요. 조선시대에는 농사가 나라의 근본이었기에 비가 오지 않아서 농사짓기가 어려워지면 임금이 직접 기우제를 지내기도 했습니다. 조선왕조실록에 “기우제”란 말이 무려 3,122번이나 나올 정도지요. 농사는 나라의 뿌리였으므로 가뭄이 들면 임금이 나랏일을 잘못해 내리는 천벌이라 하여 임금 스스로 몸을 정결히 하고 하늘에 제사 지냈으며, 식음을 폐하고 거처를 초가에 옮기고, 죄인을 석방하기도 했지요. 보릿고개에 쫄쫄 굶어야 했던 백성들은 하지 때가 되면 보리도 거두고 하지감자도 나와 보릿고개를 겨우 면하고 한숨 한번 쉴 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