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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감점기 일본인 순사 수준은?

[맛있는 일본 이야기 559]

[우리문화신문=이윤옥 기자]  서대문형무소에 잡혀들어간 독립운동가들의 ‘수형자카드’를 작성했던 일본인 순사(경찰관)들의 수준은 어느 정도였을까? 나는 서대문형무소 ‘수형자카드’를 정리하면서 오랫동안 이 점을 숙제처럼 머릿속에 담고 있었다. 일제강점기 순사들의 수준을 의심하게 된 계기는 바로 한 장의 수형자카드 때문이었다.

 

핼쑥한 모습의 ‘유고두’ 지사는 충남 공주군 정안면 운궁리 출신으로 1898년 9월 4일생이다.

기미년 3월 만세 운동 때 유고두 지사는 21살이었고 직업은 농사꾼이었다. 3월 1일 서울을 시작으로 전국에서 만세운동이 일어나자 공주군에서도 4월 1일 대대적인 만세시위가 있었다. 이때 유고두 지사는 공주 만세시위에 참여하다 일경에 잡혀 징역 8개월을 선고받고 서대문감옥에서 옥고를 치렀다.

 

당시 서대문형무소에 잡혀들어온 조선인은 누구나 예외 없이 수형자카드에 신상을 기록하게 되어있는데 카드 앞면은 사진과 함께 씨명(이름), 연령, 키, 특징을 적는 칸이 있고 뒷면에는 본적, 출생지, 주소, 신분, 직업, 죄명, 형기(刑期), 언도년월일, 언도재판소, 집행감옥, 출옥년월일 등을 적게 되어있다.

 

문제는 유고두 지사의 한자 이름이다. 순사들은 수감자의 얼굴 사진을 찍을 때 이름을 한자로 써서 웃옷에 붙이고 사진을 찍었다. 유고두 지사의 한자 이름은 ‘兪古頭’로 얼굴과 함께 수형자 카드 앞면에 이 이름이 찍혀 있다. 문제는 씨명(氏名) 자리에 난데없이 유고도(兪古道)로 옮겨 적어 놓은 점이다.

 

 

말하자면 ‘兪古頭’가 ‘兪古道’로 둔갑한 것이다. 이 칸을 적는 순사가 ‘頭’를 ‘道’로 기록해놓은 것이다. 정말 그날 이 카드를 작성한 순사는 ‘頭’자를 몰라서 ‘道’로 한 것일까? 추정이지만 이날 수형자기록 카드를 쓴 순사는 한자 해독이 어려웠던 인물일 듯하다. 알면서 일부러 그렇게 틀리게 쓸 리가 없다.

 

“초임경찰관 교육수준은 조선인이든 일본인이든 70%가 소학교(초등학교) 졸업 이하였고, 중등교육 이상은 10%~20%에 불과했다. 교육기간은 2~6개월로 이 기간은 경찰관으로서 갖춰야 할 소양의 뼈대를 배우는데 지나지 않는다.” <경무휘보, 1930.11>

 

이제 이해가 간다. 두(頭)를 도(道)로 옮겨 적을 정도의 수준으로 조선인을 잡아 가두었던 일제 순사들, 하긴 일제 순사로서 조선인의 이름은 그리 중요하지 않았을지 모른다. 그들은 보안법위반(保安法違反)으로 잡아넣는 데만 혈안이 되어있었을 터이고 ‘월급만 풍족히 받으면 그뿐이었을’ 테니 그들을 뭐라고 탓할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