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5.12 (일)

  • 맑음동두천 19.0℃
  • 구름조금강릉 19.1℃
  • 맑음서울 20.0℃
  • 구름조금대전 17.6℃
  • 구름많음대구 21.3℃
  • 황사울산 19.9℃
  • 구름많음광주 17.5℃
  • 황사부산 18.8℃
  • 구름많음고창 15.3℃
  • 황사제주 17.6℃
  • 맑음강화 18.6℃
  • 구름많음보은 17.4℃
  • 구름많음금산 17.5℃
  • 흐림강진군 18.2℃
  • 구름많음경주시 20.9℃
  • 흐림거제 17.7℃
기상청 제공
상세검색
닫기

우리문화편지

김홍도의 ‘씨름도’, 씨름꾼 어디로 넘어지나

[얼레빗으로 빗는 하루 4634]

[우리문화신문=김영조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장]  여기 단원 김홍도의 그림 ‘씨름도’가 있습니다. 두 사람 가운데 오른쪽 사람은 입을 꽉 깨물었으며, 광대뼈가 툭 튀어나왔고 두 다리를 떠억 버티고 선 모양새를 보면 이번엔 이기겠다는 단단한 각오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반면에 왼쪽에 번쩍 들린 사람의 표정을 보면 눈을 똥그랗게 뜨고, 양미간 사이엔 깊은 주름이 잡혀 있으며, 눈빛은 쩔쩔매는 듯 너무나 처절합니다. 더구나 한쪽 다리는 번쩍 들려있어서 이 사람이 분명히 질 것이라고 우리는 짐작을 해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 그림에서 왼쪽 사람이 넘어진다면 과연 어느 쪽으로 넘어질까요? 자세히 보면 왼쪽 사람들은 느긋하게 구경을 하고 있는데, 반해 오른쪽 아래 구경꾼들은 몸을 뒤로 젖힌 것은 물론 뒤로 손을 짚은 채 당황하는 표정을 짓고 있지요. 그래서 왼쪽 씨름꾼은 당연히 이쪽으로 넘어질 것이란 짐작을 해볼 수 있습니다.

 

여기서 잘못 그려진 부분이 한 군데 있는데 뒤로 몸을 젖힌 구경꾼의 손을 반대로 그려놓았는데 참 어색합니다. 천하의 단원이 이런 실수를 했을까요? 아니면 재미있으라고 의도적으로 그렇게 그린 것일까요? 타임머신 타고 옛날로 돌아가서 단원에게 물어볼 수도 없지만 단원은 분명히 그걸 알고 그렸을 것입니다. 옛그림의 이런 재미난 얘기들은 고 오주석 선생이 쓴 《오주석의 옛 그림 읽기의 즐거움》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