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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문화편지

소라로 만든 국악기 <나각(螺角)>

[얼레빗으로 빗는 하루 4664]

[우리문화신문=김영조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장] 임금의 나들이나 군대의 행진 때 연주하는 ‘대취타’에는 <나각(螺角)>이라는 악기도 있습니다. 이 나각은 길이가 40cm정도 되는 큰 소라의 살을 꺼내고, 꽁무니 뾰족한 끝부분을 갈아 취구(吹口, 나팔ㆍ피리 등의 입김을 불어 넣는 구멍)를 만들어 끼웁니다. 일정한 크기는 없으며 소라의 원형 그대로 쓰기도 하고, 천으로 거죽을 씌우기도 하며 속에 붉은 칠을 하여 치레하기도 하지요.

 

 

<나각>은 《조선왕조실록》에는 ‘나(螺)’ 또는 ‘소라’라고 기록되어 있는데 가장 오래된 기록으로는 고려 의종 때 각종 의장을 갖는 행렬의 수레 뒤에 따르던 취라군(吹螺軍)이 이 악기를 불었다는 《고려사》의 기록이 있습니다. 궁중 잔치와 군악에 사용되었고, 종묘제례악(宗廟祭禮樂) 가운데 〈정대업(定大業)〉의 춤 일무(佾舞)에도 쓰였지요. 지금은 대취타(大吹打)에 쓰이고 있는데, 특히 또 다른 악기 ‘나발’과는 엇갈리며 번갈아 연주합니다.

 

이 악기는 뱃고동 소리를 닮은 낮은 외마디 소리를 낼 뿐이지만 웅장하고 우렁찬 지속음을 냅니다. 연주법은 나발과 같이 윗입술과 아랫입술 사이로 김을 불어넣어 입술의 진동으로 ‘뿌우―’ 하고 연주하는데, 음높이는 소라의 크기에 따라 다르다지요. 나각을 부는 악사는 ‘취타수’라 이르는데 《조선왕조실록》에는 ‘취라치(吹螺赤)’라고도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