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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에 띄는 공연과 전시

동서양 악기들과 협연한 거문고 음악, 청중을 압도

제7회 앙상블 더 거문고 정기연주회, 이선희의 21세기 향악

[우리문화신문=이진경 기자]  4월 10일 일요일, 낮 3시 군포문화예술회관 철쭉홀에서 제7회 앙상블 더 거문고 (전, 거문고 앙상블 라미) 정기연주회가 있었다. 앙상블 더 거문고는 2017년 첫 창단연주를 시작으로 한국의 전통음악을 기반으로 한 창의적 연주를 다양한 장르로 접목하여 활발한 활동으로 대중들에게 선보이고 있다.

 

 

이번 제7회 정기연주회는 Sound exhibition (소리 전시회)라는 주제로 진행하였다. 미술관람에서 작가의 작품을 볼 때, 좀 더 적극적인 감상효과를 의도하고, 작가의 음악 작품들을 통한 감상자의 청각적 경험과 개인적 경험이 기대 효과를 이루어 고유한 상상과 이미지가 다양하게 생성되는 것을 동기로 하였다.

 

이번 작품의 구성요소는 정악, 정가, 민속악 경기 대풍류, 굿장단, 탈춤, 터벌림. 산조의 형식으로 구성하였고 거문고 외에 서양악기들과 협업을 이룬 곡들이 눈에 띈다. 또한, 이번 정기연주회에서 연주되는 모든 곡은 대표 이선희가 작곡ㆍ편곡하였다.

 

<2020 수연장>으로 공연이 시작되었다. 이 곡은 임금의 장수를 축원하는 것으로, 인류가 겪은 질병의 위협으로부터 건강하고 평안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이 악단의 수장인 이선희가 거문고, 비올라, 생황, 첼로의 협주곡으로 작곡하였다.

 

 

 

이어서 2018년 초연한 <얼쑤! 거문고>를 연주하였다. 본래 이 곡은 삼현육각의 편성으로 전통적으로는 거문고가 편성되지 않지만, 대풍류를 줄풍류로 재구성한 곡이다. 거문고 3중주로 연주되는 이 곡은 선법을 더 자연스럽게 연주할 수 있도록 편곡하여 다시 선보였다. 흥이 절로 나는 이 곡은 듣는 이로 하여금 스스로 추임새 속에 빠져들게 하는 매력을 가지고 있다.

 

서로의 연주를 통해 흥을 부른다고 하여 <부르다>로 이름 붙인 세 번째 곡은 최영진 고수의 모듬북과 거문고의 역동적인 선율로 에너지가 넘실댄다. 굿장단으로 시작하여 탈춤장단과 허튼타령으로 서로의 음악을 담아내고 블루스, 락, 휘모리장단으로 이어지면서 청중을 압도하고도 남았다.

 

 

 

이어 2021년 정음가악회의 위촉작품으로 초연한 <매화향기 흐르고>는 무오사화 인물 탁영 김일손의 선비정신을 드높이고자 작곡되었다. 김일손 선비정신과 절개를 매화 향기에 견주고 그 향기가 현재까지 이어지길 기원하는 마음으로 작곡된 이 곡은 듣는 이들에게 마음의 안정과 평안 그리고 흥과 어울려 심금을 울렸다.

 

마지막 곡으로 연주된 <그녀의 춤>은 세익스피어 원작 ‘맥베스’ 가운데 레이디 맥베스의 순수와 욕망을 그린 극음악으로 2019년 거문고 독주로 초연되었고, 2021년 거문고 4중주로 편곡되었다가 2022년 올해는 바이올린, 비올라, 첼로를 편성하여 개작하였다.

 

 

모두 2악장으로 구성된 이 곡은 1악장에서는 맥베스 부인의 엄마가 들려주었던 자장가 선율로 경상도 민요 아기 재우는 소리를 변주하였다. 2악장은 그녀가 욕망에 사로잡혀 광기의 춤을 추는 모습을 표현하는 곡으로 1악장의 서양의 왈츠와 대비감을 주기 위해 한국의 태평무 장단 터벌림을 썼다. 맥베스의 다양한 감정선을 열정적으로 그린 이 곡은 거문고 4중주와 현악 3중주로 연주되면서 관중을 압도하는 현악의 향연으로 대미를 장식하였다.

 

이천에서 공연을 보러 왔다는 차은선씨는 “거문고 공연이 많지 않은 데 ‘더 거문고’가 끊임없이 공연을 이어오고 있는데 찬사를 보내고 감사를 표하지 않을 수 없다. 전통의 음악을 기반으로 다양한 창작의 세계를 펼치는 앙상블 더 거문고의 앞으로 행보가 더욱 기대된다.”라고 말했다.

 

동ㆍ서양을 막론한 여러 가지 이야기와 주제 위에 전통음악으로 표현하는 앙상블 더 거문고만의 색깔이 이선희의 21세기 향악으로 진행된 제7회 정기연주회는 객석을 매운 이들의 큰 손뼉 속에 마무리되었다. 앞으로 더 발전된 전통의 거문고 음악으로 우리를 또한 놀래주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