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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문화편지

일제의 화투놀이보다는 우리 전통 윷놀이를

[얼레빗으로 빗는 하루 4744]

[우리문화신문=김영조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장]  고려말-조선초의 학자 목은 이색이 쓴 《목은고(牧隱藁)》에는 이웃 사람들의 윷놀이를 구경하면서 쓴 시가 나옵니다. 이 윷놀이를 할 때 던져서 나온 윷가락의 이름은 하나를 도, 둘을 개, 셋을 걸, 넷을 윷, 다섯을 모라 부르는데, 이 도ㆍ개ㆍ걸ㆍ윷ㆍ모는 원래가 가축의 이름을 딴 것으로 봅니다. 곧 도는 돼지[豚]를, 개는 개[犬]를, 걸은 양(羊)을, 윷은 소[牛]를, 모는 말[馬]을 가리킵니다.

 

먼저 도는 원말이 ‘돝’으로 어간(語幹) 일부의 탈락형인데 돝은 돼지의 옛말로 아직도 종돈(種豚)을 ‘씨돝’이라 부르고, 또 일부 노인들 사이에는 돼지고기를 ‘돝고기’라 부르지요. 개는 지금도 개[犬]이며, 걸은 지금 양(羊)이라 부르는 가축의 옛말입니다. 또 윷은 소[牛]로 소를 사투리로는 “슈ㆍ슛ㆍ슝·ㆍ중ㆍ쇼”라고도 하는데 여기의 “슛”이 윳으로 변하였다가 윷으로 되었습니다. 마지막으로 모는 말[馬]인데 사투리에 몰ㆍ모ㆍ메라는 말이 있음을 보면 알 수 있지요.

 

 

이들 가축은 옛사람들에게는 큰 재산이었는데 그 가축의 이름과 함께 몸의 크기를 윷놀이에 이용하였던 것으로 보입니다. 곧 몸 크기의 차이를 보면 개보다는 양이, 양보다는 소가, 소보다는 말이 더 크기 때문에 그렇게 끗수를 정한 것이지요. 우리의 전통 윷놀이의 특징은 위 시에서 나오는 말처럼 서투른 사람이 노련한 사람을 이길 수도 있는 무궁무진한 변화에 있습니다.

 

윷놀이 가운데 요즘은 특히 “인간윷놀이”를 하는 사람이 있는데 참 재미나는데 먼저 양편에서 두 사람씩 나와 윷이 됩니다. 이 사람들이 엎어지거나 누워 도나 모를 결정합니다. 서로 눈치를 보며 동작을 취하는데 이때 배꼽을 잡습니다. 또 말판에 ‘임신’, ‘풍덩’ 자리를 만듭니다. ‘임신’에 말이 들어가면 한 동을 더 얹어주고, ‘풍덩’에 들어가면 처음부터 다시 하도록 합니다. 이 인간윷놀이를 해보면 모두가 놀이에 쏙 빠지고, 하나가 되어 즐겁게 놉니다. 흔히 집안사람이 모이면 화투놀이 고스톱을 치는데 화투는 일제가 우리의 정신을 말살하기 위해 들이민 것입니다. 아이들과 함께 할 수 없는 화투놀이보다는 모두가 함께 윷놀이하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