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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님의 노을 입고 고향길 떠나 볼까?

치홍렬, <해님의 의상>
[우리문화신문과 함께 하는 시마을 105]

[우리문화신문=김영조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장]  

 

 

                              해님의 의상

 

                                                               - 차홍렬

 

   진종일 중노동을 한 해님이 귀가하면서 벗어놓은 의상

 

   산에도

   들에도

   바다에도

   도회지 빌딩 숲에도

   서울역사 지붕 위에도 걸어놨네

 

   객지에서 가난을 짊어지고 떠도는 사람

   명절에도 부모 형제 있는 고향에 못 가는 사람들

   입고서 금의환향(錦衣還鄕)하라고

 

 

 

 

햇빛 가운데 가시광선은 여러 가지 빛깔로 되어 있지만, 모든 색의 빛이 거의 균일한 세기로 동시에 우리 눈에 들어오게 되면 백색광으로 보인다고 한다. 이 백색광 가운데서 비교적 파장이 짧은 푸른색 계열이, 파장이 긴 붉은색보다 산란이 더 잘 되는데 그래서 하늘이 파랗게 보인다. 그러나 해가 지평선 부근에 있을 때는 햇빛이 대기권을 통과하는 경로가 길어져서 산란이 잘 되는 푸른빛은 도중에 없어지고 붉은빛만 남는다. 이 빛이 아래층의 구름 입자 때문에 흩어지면서 구름이 붉게 보이는 현상을 ‘노을’이라고 한다.

 

온 나라에는 전라남도 영광의 노을전시관, 충청남도 아산의 선장포노을공원, 충청남도 태안의 노을지는갯마을, 충청남도 보령의 노을광장, 경상남도 통영의 평인 노을길 등 환상적인 노을을 볼 수 있는 명소들이 곳곳에 있다. 그러나 여기 치홍렬 시인은 그의 시 <해님의 의상>에서 굳이 먼 곳까지 갈 필요 없이 해님이 노을을 도회지 빌딩 숲에도, 서울역사 지붕 위에도 걸어놨다고 노래한다.

 

그것도 해님이 진종일 중노동을 한 뒤 귀가하면서 벗어놓은 의상이란다. 해님은 사람이 살 수 있도록 온종일 햇빛을 비춰주는 중노동을 하고도 입었던 옷까지도 객지에서 가난을 짊어지고 떠도는 사람, 명절에도 부모 형제 있는 고향에 못 가는 사람들 입고서 금의환향(錦衣還鄕)하라고 벗어놓았단다. 그래서 그건 아무나 걷어 입을 수 있다. 올 한가위 명절에 고향에 가지 못한 이 있거든 이제라도 도회지 빌딩 숲에도 해님이 벗어놓은 노을을 입고 고향길을 떠나 보자.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장 김영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