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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문화편지

계묘년, 토끼처럼 뛰어오르는 한해가 되기를

[얼레빗으로 빗는 하루 4780]

[우리문화신문=김영조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장]  밝아온 2023년 계묘년은 검정 토끼의 해입니다. 그런데 우리가 토끼라면 흰토끼를 생각합니다. 그런데 본디 이 땅에 살던 토끼는 멧토끼로 회색, 갈색 털을 가지고 있으며, 흰색 털의 토끼는 색소결핍증[Albino] 토끼이거나 20세기 전반에 수입된 외래종입니다. 따라서 가끔 보이는 흰색 토끼가 옛사람들의 눈에는 퍽 신기했을 것이고 조선 후기 실학자 홍만선(洪萬選, 1643~1715)은 《산림경제(山林經濟)》에 “토끼는 1천 년을 사는데 5백 년이 되면 털이 희게 변한다고 한다”라고 기록했습니다. 흰토끼에 장수의 의미를 불어 넣은 것이지요.

 

토끼의 지능은 50으로 45인 호랑이, 20인 거북이에 견줘 높은 편이라고 합니다. 그래서인지 우리 겨레는 토끼를 꾀 많은 동물로 생각했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판소리 <수궁가>와 한글소설 《별주부전(鼈主簿傳)》에서는 부패한 권력을 풍자하는 슬기로운 백성의 대변자로 나옵니다. 그뿐만 아니라 옛날이야기에서 작고 힘없는 토끼는 산중의 왕인 호랑이를 골려주는 영리한 동물로 나오기도 하지요.

 

 

우리 겨레는 그렇게 토끼가 장수의 상징이면서 슬기로운 동물이라고 생각했지만, 다정한 토끼 한 쌍을 그린 ‘쌍토도(雙兔圖)’를 보면 부부애와 화목한 가정을 상징하기도 하는데 더 나아가 <문자도 병풍 제8폭 ‘치恥’자字>에서는 달에서 방아를 찧는 모습을 그려 토끼를 풍요의 상징으로 보기도 합니다. 어려움이 많았던 지난해 임인년은 잊고 계묘년 새해는 토끼처럼 깡충 뛰어오르는 한 해가 되기를 비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