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5.04 (토)

  • 흐림동두천 1.0℃
  • 흐림강릉 1.3℃
  • 서울 3.2℃
  • 대전 3.3℃
  • 대구 6.8℃
  • 울산 6.6℃
  • 광주 8.3℃
  • 부산 7.7℃
  • 흐림고창 6.7℃
  • 흐림제주 10.7℃
  • 흐림강화 2.2℃
  • 흐림보은 3.2℃
  • 흐림금산 4.4℃
  • 흐림강진군 8.7℃
  • 흐림경주시 6.7℃
  • 흐림거제 8.0℃
기상청 제공
상세검색
닫기

우리문화편지

김만중 《구운몽》, 사대부가 여성들에게 인기

[얼레빗으로 빗는 하루 4816]

[우리문화신문=김영조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장]  “전(前) 판서 김만중이 남해(南海)의 유배지에서 세상을 떴는데, 나이는 56살이었다. 사람됨이 청렴하게 행동하고 마음이 온화했으며 효성과 우애가 매우 돈독했다. 벼슬을 하면서는 언론이 강직하여 선(善)이 위축되고 악(惡)이 신장하게 될 때마다 더욱 정직이 드러나 청렴함이 다른 사람들보다 뛰어났고, 벼슬이 높은 품계(品階)에 이르렀지만 가난하고 검소함이 유생(儒生)과 같았다. 왕비(王妃)의 근친(近親)이었기 때문에 더욱 스스로 겸손하고 경계하여 권세있는 요로(要路)를 피하여 멀리했고, 양전(兩銓) 곧 이조판서와 병조판서 그리고 대제학을 극구 사양하고 제수받지 않으므로, 세상에서 이를 대단하게 여겼었다.”

 

 

이는 《숙종실록》 숙종 18년(1692년) 4월 30일 기록으로 서포(西浦) 김만중(金萬重, 1637~ 1692)의 졸기입니다. 김만중은 우리 고전소설의 으뜸이라 평가됨과 동시에 동아시아 고전소설의 절정이라고도 하는 《구운몽(九雲夢)》, 《금오신화(金鰲新話)》, 《운영전(雲英傳)》 등을 쓴 작가입니다. 특히 《구운몽》이 세상에 나오자 사대부가 여성들에게 인기가 있었던 것은 물론이고 임금 영조 또한 신하들과의 대화 중에 몇 차례나 《구운몽》을 말하며 지은이가 누구인지 묻고 “진정한 문장가의 솜씨”라고 칭찬했을 정도였습니다.

 

이규경(李圭景)의 《오주연문장전산고》 「소설변증설(小說辨證說)」에 따르면, 김만중이 귀양지에서 어머니 윤씨 부인의 한가함과 근심을 덜어주기 위하여 하룻밤 사이에 이 작품을 지었다고 합니다. 이 소설은 이야기 안에 이야기를 담는 ‘액자 소설’의 형식을 취했는데 성진과 육관대사의 ‘외부 이야기’가 양소유와 여덟 여성의 ‘내부 이야기’를 감싸 안은 구조입니다. 《구운몽》은 1725년(영조 1)에 펴낸 금성판(錦城板) 한문목판본을 비롯하여 국문방각본・국문필사본・국문활자본・한문필사본・한문현토본 등 50여 종이 넘는 많은 이본이 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