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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농단과 사법농단이라는 말이 난무하는 세상

정의는 힘이 될 수 있지만 힘은 정의가 될 수 없다
[정운복의 아침시평 173]

[우리문화신문=정운복 칼럼니스트]  

 

맹자의 진심장에 ‘농단’이라는 말이 나옵니다.

이익이나 권력을 교묘하게 이용하여 이익을 독점하는 것을 농단(壟斷)이라고 합니다.

 

옛날 어느 마을에 곡식을 가지고 와서 모피와 바꾸거나

또는 생선을 소금과 바꾸는 물물교환의 시장이 있었습니다.

이때 어떤 남자가 돈을 벌려고 진기한 물품을 가지고 와서

약간 높은 언덕의 깎아지른 곳[농단(壟斷)]에 자리를 깔았습니다.

 

그곳은 사방이 다 잘 보이는 자리여서

어떤 물건이 비싸게 거래되며 사람이 많이 모이는지 한눈에 알아챌 수 있었습니다.

이 남자는 농단을 차지하여 물건을 팔아 큰 이득을 얻었습니다.

 

 

농단은 언덕 농(壟)자에 끝단(斷)을 써서 언덕의 끝이라는 평범한 용어여서

그 말 자체에는 좋고 싫음의 감정이 들어있지 않지만

농단을 차지한 상인의 교활함을 이유로 불편한 말이 되었습니다.

 

집에서 기르는 개와 소, 말 등은 원래 자연에서 자유롭게 살던 것들이지만

인간에게 길들기 시작하면 자연으로 돌아가기 어렵습니다.

태어나서부터 새장에서 일생을 보낸 새가

하늘을 날 수 없다고 생각하는 것과 같지요.

 

집에 포메라니안 종의 강아지를 기르고 있습니다.

이놈은 같은 견종의 강아지보다 주인인 사람을 더 믿고 따릅니다.

어쩌면 이 강아지는 인간에게 세뇌당하여 그런 행동을 하고 있는지도 모르지요.

강아지에게 농단을 부린 자는 개 주인이라는 사실을 부인하기 어렵습니다.

 

국정농단이니 사법농단이니 하는 표현이 난무하는 세상입니다.

그들이 좀 더 우월할 지위를 이용하여 정보를 독점하고 대중을 선동하여

국민이 모르는 사이에 자신들의 권력이나 이익을 유지하고 있는지 살펴야 합니다.

 

힘이 정의라고 부르짖고 싶은 사람이 세상을 다스린다면 그건 불행일 겁니다.

정의는 힘이 될 수 있지만 힘은 정의가 될 수 없기 때문이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