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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문화편지

대설 지나도 눈이 안 오면 기설제 지내

[얼레빗으로 빗는 하루 4890]

[우리문화신문=김영조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장]  김광균 시인은 “설야(雪夜)”라는 시에서 눈이 오는 정경을 “이는 어느 잃어진 추억의 조각이기에 싸늘한 추회(追悔) 이리 가쁘게 설레이느뇨.”라고 읊조립니다. 하지만 겨울이라는 12월 그것도 대설도 지났지만, 눈이 올 기미는 없고 오히려 어제는 곳곳에 비가 추적추적 내렸습니다. 심지어 스키장에는 호우특보가 내리기도 해 편의점 앞에 비옷이 깔렸고, 스키장 운영자와 스키를 타러 갔던 사람들이 울상을 지었다고 합니다.

 

“조강에 나아갔다. 임금이 이르기를, ‘요사이 보건대, 일기가 점점 온화해지고 또한 눈이 내리지 않는다. 기도하는 것을 꼭 숭상하여 믿을 수는 없지만, 기설제(祈雪祭)를 또한 지내야 하겠다. 겨울철에 비와 눈이 많이 와야 땅이 흠뻑 젖어, 내년 봄농사가 가망이 있는 법이다.’ 하였다.” 중종실록 26권, 중종 11년(1516) 10월 17일 기록으로 중종 임금이 눈이 내리지 않으니, 기설제를 지내야겠다고 합니다. 그런가 하면 헌종 2년(1836) 12월 12일에는 기설제를 지냈다는 기록도 있습니다.

 

 

《조선왕조실록》에는 제설제란 말이 모두 41번이나 나오는데 눈이 와야 할 시기에 눈이 오지 않는 것도 천재라고 믿어, 주로 음력 11월과 12월에 기우제처럼 기설제를 지냈다는 것이지요. 농사를 근본으로 여기던 조선시대에는 그만큼 눈이 오지 않는 것도 중대한 일로 생각하였습니다. 그뿐만이 아니라 ‘기설제(祈雪祭)’는 고려시대부터 조선시대까지 지속된 농경의례의 하나입니다. 그래서 대설이 지났는데도 눈이 오지 않으면 중신(重臣, 정이품 이상의 벼슬아치)을 종묘(宗廟)와 사직단(社稷壇) 그리고 북교(北郊) 곧 서울 창의문 밖의 근교에 보내어 기설제(祈雪祭)를 지내도록 했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