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민심서(牧民心書)≫는 다산(茶山) 정약용(丁若鏞, 1762~1836)이 백성을 다스리는 도리를 다룬 책입니다. 필사본 48권 16책으로 다산이 전라남도 강진에서 유배생활을 하는 동안에 쓴 것인데 유배가 끝나는 해인 1818년 완성되었습니다. 이 목민심서가 드디어 영문으로 번역되어 책으로 나왔지요.
미국 캘리포니아대에서 펴낸 호남대 영문학과 최병현(60) 교수의 ≪Admonitions on Governing the People: Manual for All Administrators≫가 바로 그것인데 지난 12월 10일 전남 강진군 다산수련원에서 내로라하는 학자, 정치인들이 모인 가운데 출판기념회가 열렸습니다. 이 책은 1,170쪽에 이르며, 번역해서 책을 내는데 무려 10년이 걸린 것으로 우리의 자랑스러운 고전이 온 세계에 읽힐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된 것이지요. 최 교수는 “≪목민심서≫가 플라톤의 ≪공화국≫과 견줄 수 있는 대단한 고전”이라는 자부심으로 이 책을 번역했다고 합니다. 그는 이미 2003년 버클리대에서 유성룡의 ≪징비록(懲毖錄)≫ 번역본을 펴낸 적이 있습니다. 이 책은 미국 미시간대·볼스테이트대 등에서는 교재로 채택됐지요.
우리나라는 ≪조선왕조실록≫, ≪삼국사기≫, ≪고려사≫ 같은 유구한 역사서를 비롯하여 ≪춘향전≫, ≪심청전≫ 등 한국인의 정서를 잘 표현한 책이 많습니다. 그런 책들도 외국인들이 읽을 수 있도록 여러 나라 언어로 번역되어야 할 것이며, 이에 대한 관심과 적극적인 지원이 절실합니다. 지난 10년간 고독하게 번역에 매달렸던 최 교수를 우리 모두 큰 손뼉으로 칭찬해줘야 하지 않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