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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문화편지

1998. 경인년을 훌훌 털고 신묘년을 맞이하자


“세상 사람은 말하되 새해도 깁부다고 한다. 과거를 거울 삼어 새로운 희망을 말한다 하나 우리 조선인에게는 깁붐의 새해가 아니라 비운의 새해이다. 설상가상으로 갑자년은 더욱히 재앙이 만흔 해이였다. 전 조선을 통한 긔근의 참상은 우리가 날마다 식그럽게 드러왔다. 그러나 당국은 이에 대하야 무관심의 태도이다.”

위 내용은 1924년 12월 31일 자 동아일보에 실린 “甲子年은 다가, 새살림 경륜의 방침을 찻자”라는 제목의 기사입니다. 내용을 더 읽어보면 강자에게는 강자의 진리가 있고 또한 약자에게는 약자의 진리가 있다고 말합니다. 그러면서 갑자년을 보내는 마당에 우리가 약자라는 것을 깨닫고 과거의 삶을 벗어나 자유평등의 새 삶을 꾸려나가려면 어떠한 방법으로 나가야 하는지 많은 고민을 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1924년은 일제의 수탈에 더하여 흉년으로 사람들이 큰 고생을 하던 때입니다. 그런데 동아일보는 약자의 진리를 내세웁니다. 식민지 백성 조선인으로서 고통도 수용하자는 소극적인 태도로 보입니다. 힘이 없는 언론으로써 한계가 있었겠지만 너무 무기력한 태도가 아닌지 모릅니다. 그럼에도, 어두운 시절이지만 희망을 잃지 말자는 말은 의미가 있습니다. 지금이야 당시보다는 훨씬 나은 환경일지도 모르지만 경인년 호랑이해가 고통스러웠던 사람도 있었을 것입니다. 그렇다 해도 이제 훌훌 털고 신묘년 토끼해를 힘차게 맞이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