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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문화편지

2002. 동갑내기 송강 정철과 율곡의 우정


유유상종(類類相從)이라는 말이 있지만 실제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사람이 찰떡처럼 어울리는 경우가 있습니다. 바로 송강 정철과 율곡 이이가 그런 관계이지요. 이 두 선비는 1536년에 태어난 동갑내기지만 성격은 완전 대조적으로 송강이 직선적이며, 다혈질적인 반면 율곡은 차분하고 이성적이었기에 말입니다.

특히 송강은 ≪선조수정실록≫에 “정철은 성품이 편협하고 말이 망령되고 행동이 경망하고 농담과 해학을 좋아했기 때문에 원망을 자초(自招)하였다. 최영경(崔永慶)이 옥에 갇혀 있을 적에, 그가 영경과 사이가 좋지 않다는 것은 나라 사람이 다 같이 아는 바이다. 송강이 권력이 있었고 그 주변 사람들도 모두 송강과 알고 지냈는데 최영경이 죽게 되었으니 어찌 송강이 변명하리요”라고 기록되어 있을 정도입니다.

한 번은 율곡이 성혼과 함께 정철 집안 잔치에 갔을 때 집에 들어서려는데, 기생들이 있었습니다. 고지식한 성혼은 정철에게 “저 기생들은 이 자리에 어울리지 않다.”라고 지적했지요. 하지만, 율곡은 “물들어도 검어지지 않으니 이것도 하나의 도리”라고 했습니다. 기생들이 있다 해도 추잡해지지 않으면 선비의 본분을 지키는 것에 누가 되지는 않으니 함께 잔치를 축하해 주자는 뜻이었지요.

이렇게 율곡은 송강을 늘 껴안았습니다. 율곡은 송강의 좋은 점과 나쁜 점을 모두 사랑하는 친구였지요. 하지만, 그렇게 송강을 아껴주던 율곡은 1584년에 먼저 세상을 떠났습니다. 송강은 율곡을 잃은 슬픔 앞에서 율곡 같은 친구는 다시 얻을 수 없다며 통곡했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