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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문화편지

2007. ‘노들강변’을 지은 이 시대 최고 만담


“노들강변 봄버들 휘늘어진 가지에다가 / 무정세월 한허리를 칭칭 동여매어나 볼까 / 에헤야 봄버들도 못 믿으리로다 / 푸르른 저기 저 물만 흘러 흘러서 가노라.” 이것은 1930년 신불출이 작사한 ‘노들강변’인데 문호월 작곡, 박부용 노래로 서민들의 사랑을 받아 우리 음악사에 불멸의 민요곡으로 자리 잡은 노래입니다. ‘노들강변’은 오케(OK)레코드사에서 음반으로도 제작됐는데 1930년대 작곡가 이면상과 음악 전문가들은 협의를 거쳐 ‘노들강변’을 ‘신민요’의 첫 작품으로 결정했습니다.

하지만, 신불출(申不出, 1905~?)은 만담가로 더욱 유명합니다. 일제강점기에 풍자와 해학으로 당대 최고의 인기를 얻었던 사람이지요. 신불출은 특유한 화술로 대중의 인기를 끌었지만, 일제에 노골적으로 저항하면서 툭하면 경찰에게 끌려가 조사를 받았고 인기 높던 그의 음반은 자주 불온작품으로 걸려 판매금지를 당했습니다.

그의 만담작품 ‘말씀 아닌 말씀’에는 “사람이 왜 사느냐가 문제인 것이 아니라 어떻게 살 것인지가 문제다. 그러므로 우리는 ‘왜’자(字)라는 것을 아예 없애버려야 한다.”는 내용이 있는데. 일본을 뜻하는 ‘왜(倭)’자와 중의법을 써서 ‘왜놈을 없애야 한다’는 뜻을 전하고자 했습니다. 또 그의 이름을 ‘불출(不出)’로 바꾼 것은 ‘이렇게 일본 세상이 될 줄 알았더라면 차라리 세상에 나지 말았어야 했다’는 뜻에서 지었다고 합니다. 일제강점기 일본의 수탈에 고통을 받던 조선 민중은 신불출의 만담으로 잠시나마 그 울분을 달랬습니다. 일제에 간접적으로 항거하면서 조선 민중을 보듬었던 신불출 그는 어쩌면 또 다른 독립투사일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