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그마한 밥상을 ‘소반’이라고 하는데 겸상이 아닌 외상 또는 독상으로 혼자 받는 작은 것입니다. 소반은 만드는 곳의 지명에 따라 나주반, 통영반, 해주반, 충주반 따위가 있습니다. 또 쓰임에 따라 식반(食盤:음식을 차려 놓는 상), 주안상(酒案床:술상), 공고상(公故床:번을 들 때에 자기 집에서 차려 내오던 밥상인 ‘번상’을 높인 이름), 돌상, 교자상(사각형의 큰 상)이 있습니다.
1928년 <별건곤> 12호 ‘백두산에서 한라산까지 횡(橫)으로 본 조선의 미’ 라는 글에 보면 “전주로 가서 망경대를 구경한 후 김제 만경의 대 평야를 건너 정읍 내장산에 오면 호남의 별풍경이라, 장성을 지나 나주소반에 점심 먹고 광주 무등산에 오르면….” 이란 구절 속에 ‘나주소반’에 차린 밥상 이야기가 나옵니다. 금강산도 식후경이라고 아담한 나주소반 위에 농익은 술 한 잔을 곁들이면 조선 팔도 아름답지 않은 곳도 없을 것입니다.
조선의 상은 다리 모양이나 개수로도 나누는데 다리가 하나인 상은 '외다리 소반(독각반:獨脚盤)', 다리가 셋인 것은 '삼각반', 다리 모양이 개의 발 같은 것은 '개다리소반(구족반:狗足盤)', 범의 발 같은 것은 '호족반(虎足盤)', 대나무 마디같은 것은 '죽절반(竹節盤)', 잔치 때에 쓰는 다리가 높은 상은 '고각상(高脚床)'이라고 합니다. 또 소반의 판을 돌릴 수 있는 것은 '회전반', 붉은 칠을 한 것은 '주칠반(朱漆盤)', 판에 자개를 박은 것은 '자개상'이 있을 만큼 우리의 밥상은 종류도 많을뿐더러 예술적 가치가 높은 상들이 많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