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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문화편지

2013. 24절기의 마지막 대한(大寒)은 희망이다


오늘은 24절기 마지막 대한입니다. 대한은 음력으로 섣달에 들어 있어 한 해를 매듭짓는 절기인데 대한 기간의 마지막 날은 절분(節分)이라 하여 계절적으로 한 해의 마지막 날로 여겼습니다. 그래서 절분날 밤을 해넘이라 하고, 콩을 방이나 마루에 뿌려 악귀를 쫓고 새해를 맞는 풍습이어서 절기상으로는 진짜 새해가 되는 것이지요.

이때 세끼 가운데 한 끼는 꼭 죽을 먹었습니다. 나무나 한두 짐씩 하는 것 말고는 크게 힘쓸 일이 없는 농한기이므로 일하지 않으면 먹지 않는다는 정신도 그 속에 숨어있을 것입니다. 제주도에서는 이사나 집수리 따위를 비롯한 집안 손질은 언제나 신구(新舊)간에 하지요. 이때 신구간이란 말은 대한(大寒) 후 5일에서 입춘(立春) 전 3일 사이(1월 25일∼2월 1일)입니다. 이때에는 사람들 일상에 관여하는 신들이 모두 옥황상제한테 가있는 날이라 무엇을 해도 탈이 없다는 재미난 속설이 있습니다.

소한부터 대한까지는 한해에 가장 추운 때인데 예전엔 세수하고 잡은 방문 고리에 손가락이 "쩍쩍" 달라붙었습니다. 또 눈 덮여 황량한 겨울 들판엔 칼바람 추위 속에 먹거리도 부족하니 사람도 뭇 짐승도 배곯고 움츠리기는 마찬가지였지요. 그러나 이 만물이 얼어붙어 죽은 듯한 땅에도 저 멀리 봄소식은 오고야 맙니다. 소설가 김영현은 그의 작품집 ≪깊은 강은 멀리 흐른다≫에서 "도시에서 온 놈들은 겨울 들판을 보면 모두 죽어 있다고 그럴 거야. 하긴 아무것도 눈에 뵈는 게 없으니 그렇기도 하겠지. 하지만 농사꾼들은 그걸 죽어 있다고 생각지 않아. 그저 쉬고 있을 뿐이라 여기는 거지. 적당한 햇빛과 온도만 주어지면 그 죽어빠져 있는 듯한 땅에서 온갖 식물들이 함성처럼 솟아 나온다 이 말이네”라고 말합니다. 가장 추운 지점 바로 끝에 봄이 도사리고 있음은 반가운 일이지요. 대한은 희망을 다지는 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