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5.20 (월)

  • 흐림동두천 20.2℃
  • 흐림강릉 16.4℃
  • 흐림서울 21.4℃
  • 흐림대전 24.5℃
  • 맑음대구 28.3℃
  • 구름많음울산 23.5℃
  • 구름많음광주 27.7℃
  • 구름많음부산 22.7℃
  • 구름조금고창 ℃
  • 구름많음제주 24.5℃
  • 구름많음강화 17.9℃
  • 구름많음보은 23.3℃
  • 구름조금금산 24.8℃
  • 구름조금강진군 29.3℃
  • 구름조금경주시 26.7℃
  • 구름많음거제 25.7℃
기상청 제공
상세검색
닫기

우리문화편지

2014. 한국 국보 제83호와 일본 국보 제1호는 닮았을까요?


국립중앙박물관에 가면 얼굴이 풍만한 국보 제83호 금동미륵보살반가상(金銅彌勒菩薩半跏像)이 있습니다. 이 미륵상은 구리로 만들어 도금(鍍金)한 삼국시대 말기 불상으로 높이 93.5cm입니다. 그런데 일본 교토 광륭사에는 삼국시대 한국에서 건너간 금동미륵보살반가상(일본 국보 제1호)이 있지요. 이 미륵상을 본 독일 철학자 야스퍼스는 크게 감동한 나머지 “고대 그리스 신들의 조각과 로마 시대의 수많은 조각품은 아직 완전히 인간적인 냄새를 벗어나지 못했다. 그러나 이 불상은 지상에서 모든 시간적인 것의 속박을 초월해서 이루어 낸 인간 존재의 가장 맑고 원만하고 영원한 모습의 표상이다."라며 극찬했기에 수많은 사람들이 이를 보러옵니다. 물론 그 관광객 속에는 한국인도 참 많지요. 문제는 한국의 학자, 언론들이 모두 ”한국 국보 제83와 일본 국보 제 1호와 꼭 닮았다.”라고 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두 모습을 본 사람들은 의문을 품지 않을 수 없습니다. 앞에서 설명한 것처럼 한국 미륵상은 얼굴이 풍만한 반면 일본 미륵상은 얼굴이 날렵합니다. 삼국시대 같은 한반도 작품이면서도 두 미륵상의 얼굴은 완연히 다른 모습이지요. 그것은 일본이 명치시대에 얼굴을 개조한 때문입니다. 일본 미술대학 교수인 나가이신이치는 ≪역사공론≫이란 책에서 “(광륭사 미륵상)의 얼굴 부분에 손대기 전 형(型)을 떠놓은 것이 도쿄예술대학에 보존되어 있다. 이것을 보면 현재의 얼굴과 다르며 한국국립박물관 불상(한국 국보 제83호) 얼굴과 가까운 모습을 하고 있다. 곧, 조선풍이었던 얼굴을 명치 수리 시에 일본풍의 얼굴 다시 말해 일본인이 좋아하는 얼굴로 고쳐 놓아 버린 것이다.”라고 말했습니다 

분명한 사실은 미륵상이 조선인 얼굴에서 일본인 얼굴로 성형수술된 것으로 한국 미륵상과 일본 미륵상이 닮을 수가 없는 것입니다. 문화재에 손을 댄 것도 문제지만 그것을 전혀 모른 채 두 미륵상이 닮았다면서 일본인 얼굴을 한 미륵상 앞에서 감탄하는 일은 없어야 하지 않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