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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문화편지

2016. 조끼·마고자·배자는 어떻게 다른가?


“궁중에서 왕자가 태어나면 ‘권초의 예(捲草之禮)’라는 것이 있다. 태어난 날 다북쑥으로 꼰 새끼를 문짝 위에 걸고, 자식이 많고 재화가 없는 대신에게 명하여 3일 동안 소격전(昭格殿)에서 재(齋)를 올리고 초제(醮祭, 별에 지내는 제사)를 베풀게 하는데, 상의원(尙衣院)에서는 5색 채단을 각각 한 필씩 바쳤고, 남자면 복건(頭)ㆍ도포ㆍ홀(笏)ㆍ오화(烏靴)ㆍ금대(金帶)요, 여자면 비녀ㆍ배자(背子 ; 덧옷)ㆍ혜구(신의 하나) 등의 물건을 노군(老君, 물러난 임금) 앞에 진열하여 장래의 복을 빌었다.”

위 글은 조선 전기 학자 성현이 쓴 ≪용재총화≫에 나오는 것으로 여기에 보면 왕자가 태어났을 때 바치는 예물로 덧옷의 하나인 <배자>가 등장합니다. 이처럼 <배자>는 이미 조선 전기부터 입었던 옷임을 알 수 있습니다. 이에 견주어 대원군이 청나라에서 들여 온 만주족 옷인 “마괘”의 변형인 마고자와 양복의 조끼를 변형하여 입은 조끼는 <배자>보다  역사가 짧습니다.

조끼와 마고자는 단추가 있고 이 보다 오랜세월 입어 온 배자는 저고리 위에 덧입는 것으로 단추와 소매가 없는  조끼 모양을 하고 있습니다. 배자 속에는  토끼 ·너구리 ·양  따위의 털을 넣어 가장자리 부분에서 밖으로 털이 드러납니다. 이수광의 《지봉유설(芝峰類說)》에는 “당 고조(唐高祖)가 소매를 짧게 한 옷을 만들어 반비(半臂)라 하였다. 이것이 오늘날의 배자이다”라는 설명이 나옵니다. 요즘은 한복을 멀리하여 마고자와 배자의 차이를 모르지만 우리가 전통적으로 입었던 옷의 차이와 유래를 알아두는 것도 좋을 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