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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문화편지

2017. 남정네 한을 풀어주는 아쟁 소리


텔레비전 사극에서는 가끔 오열하는 듯한 소리가 터져 나옵니다.그것이 아쟁이라는 악기에서 나오는 것임을 아시나요? 격정적인 슬픔이 이어질 때 시청자의 눈물샘을 자극하는 것은 바로 그 아쟁산조인 것이죠. 아쟁은 연주자의 앞쪽에 수평으로 뉘어 놓고 '활대'를 수직방향으로 써서 연주하거나, 가끔씩 손가락으로 가야금처럼 뜯기도 하면서 연주하는 악기입니다. 아쟁은 크게 두 종류로 나누는데 정악아쟁은 7현∼10현이며, 산조아쟁은 정악아쟁보다 조금 작고 주로 8현입니다.

아쟁은 아시아 여러 나라에 퍼져있는 악기 '쟁(爭)'의 하나이지만, 우리의 아쟁(牙箏)은 연주방법이 독특합니다. 일본의 '고토(爭, koto)'나 중국의 '(爭, zheng)'은 손가락으로 줄을 뜯거나 퉁겨서 연주하는데 견주어 우리 아쟁은  '쟁(爭)' 종류 가운데 유일하게 활대를 이용하여 줄과의 마찰로 소리를 내는 악기입니다.

오열하는 듯한 아쟁산조 소리는 아녀자의 슬픔이 아닌 남정네의 눈물이라고 흔히 말합니다. 그것은 가볍고 높은 소리가 아닌 무겁고 장중한 소리이기 때문일 것입니다. 느린 진양조 가락에서는 격정적으로 흐느끼다가 중모리-중중모리로 이어지고 빠른 자진모리와 휘모리로 넘어가면서 차츰 한을 풀어헤치다 마지막에는 한의 모습을 찾아볼 수 없게 됩니다. 이렇게 아쟁산조 음악은 슬픔과 한에 머물지만은 않습니다. 슬픔의 늪에서 허우적거리다가 아쟁 소리를 들으면 한을 뛰어 넘는 정서를 느끼게 됩니다. 절망이 아닌 희망과 신명을 동시에 주는 아쟁! 남정네라는 죄 때문에 펑펑 울지 못한 분들은 한의 정서를 대변해주는 아쟁산조 음악을 가까이 해 봄이 어떨는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