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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문화편지

2022. 까치설날에 입었던 까치두루마기와 덕혜옹주

섣달 그믐날, 곧 까치설날에는 어린아이들에게 까치두루마기를 입혔습니다. 까치두루마기의 기본은 일반 두루마기와 같지만 각 부분의 색을 달리한 것이 특징입니다. 노란색을 앞 가운데의 겉섶에 썼으며, 길(몸판)은 연두색으로, 소매는 연두색이나 색동으로 했고, 안은 분홍색으로 댔습니다. 남자아이는 깃, 고름, 돌띠를 남색으로 하고, 무(양쪽 겨드랑이 아래에 대는 딴 폭)는 자주색으로 하였으며, 여자아이는 깃, 고름, 돌띠를 붉은색이나 자주색으로 하고, 무는 남색으로 했습니다.

이렇게 색동으로 아름답게 지은 까치두루마기는 까치설날 뿐 아니라 설빔으로도 입었으며, 요즘은 돌옷으로도 입힙니다. 까치두루마기는 다섯 가지 색으로 지었다고 해서 ‘오방장두루마기’라고도 불립니다. 길과 소매를 검정 이외의 밝고 고운 색으로 만들어 어린아이들이 입는 길이가 긴 웃옷. 우주 삼라만상(森羅萬象)이 가진 모든 아름다운 색을 모아 좋은 운수의 기(氣)를 받고, 인간이 염원하는 장수(長壽), 부귀권세(富貴權勢), 영화(榮華)를 염원하면서 아기들에게 만들어 입혔지요.

사진은 덕혜옹주의 까치두루마기입니다. 덕혜옹주는 고종황제의 막내딸로 1912년 태어났지만 12살 어린나이로 일본에 볼모로 잡혀가 열아홉 살에 일본 대마도주의 후예인 소 다케유키 백작과 결혼했습니다. 1945년 일본의 패전으로 인해 생활이 어려워지고 정신분열증이 발병하여 정신병원에 입원했으며, 또 여기에 겹쳐 외동딸(정혜)의 실종을 겪으며 곤궁한 생활을 한 일본 침략 역사의 희생자였지요. 1962년 국내로 돌아와 창덕궁 낙선재에서 생활하다 1989년에 한 많은 생을 마쳤습니다. 아마도 저 화려한 까치두루마기도 덕혜옹주에겐 위안이 되지 못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