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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문화편지

2025. 새해 첫 토끼날 누가 먼저 대문을 열까?

올해는 신묘년(辛卯年) 토끼해입니다. 그런데 새해 첫 토끼날 곧 묘(卯)가 들어간 날은 상묘일(上卯日)이라고 하고 첫토끼날, 톱날, 톳날, 갯날(제주도)이라고도 부릅니다. 바로 그저께 토요일(5일)이 이날인데 이날은 예부터 전해 내려오는 풍습이 많았지요.

 
≪동국세시기≫에 “이날 새로 뽑은 실을 토사(兎絲, 톳실)라 한다. 이 실을 차고 다니며 재앙을 물리친다. 남의 식구를 집에 들이지 않고, 나무로 만든 그릇도 들이지 않는다. 특히 여자가 남의 집에 먼저 들어오는 것을 꺼린다.”고 하였습니다. 토끼는 방정스러운 동물이기 때문에 이날 여자들이 남의 집을 방문하면 재수가 없어 그 집에 우환이 잦거나 또는 초상이 난다고 꺼렸지요. 그래서 부득이 남의 집에 갈 사정이 생기더라도 오후에 가거나 또는 남자가 먼저 대문을 들어선 후 여자가 따라 들어갔습니다.  

첫 토끼날에는 남자가 여자보다 먼저 일찍 일어나 대문을 열어야 그해 집안 운이 좋다고 하지요. 가장(家長)이나 웃어른이 열면 제일 좋으나 그렇지 못할 경우에도 남자가 먼저 열어야 합니다. 만일 여자가 먼저 대문을 열면 한 해 내내 불길하다고 믿었습니다. 경상도에서는 대문뿐만 아니라 부엌의 솥뚜껑도 남자가 먼저 연 후에야 비로소 여자들 차례가 되었지요.

  토끼날에 사기그릇·놋그릇·옹기그릇을 새로 사서 들여오면 실수해서 깨지므로 사지 않으며, 이날 머슴이나 식모를 구해서 두면 경망하고 방정맞은 사람을 두게 된다고 해서 사람 두는 일도 삼갔습니다. 그리고 이날은 특히, 칼질이나 가위질, 쟁기질을 하면 토끼가 곡식을 갉아먹는다거나 날짐승들이 밭의 곡식을 쫀다고 하여 하지 않았고, 어촌에서도 바다에 고기잡이를 나가지 않았지요. 이런 일들은 어디까지나 가부장적 사회에서 볼 수 있던 풍습으로 여성들이 어려움을 겪었던 시대의 이야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