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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문화편지

2028. 똬리 속에 감춰진 슬기로움


“시오리 장터 / 장리쌀 한 말 이고 / 등 업힌 어린 손자 / 삽사리도 따라 나선 길 / 싸전 옆 똬리 풀고 / 국밥 먹는 할매 / 지난겨울 깨진 고추장독 / 새로 실한 옹기 골라 / 똬리 받혀 이고 돌아가는 길
/ 어린 손자 코 흘리다 등잠 들고 / 초저녁 샛별 아래 / 삽사리 저만치 혼자서 가네 " 이 시는 김옥영 님의 <똬리>입니다. 똬리는 물동이나 짐을 일 때 머리 위에 얹어서 짐을 괴는 고리 모양의 물건으로 지방에 따라 또아리·또가리·또야리·또바리 등으로도 불립니다. 똬리는 짚이나 왕골, 골풀, 헝겊, 죽순껍질 따위로 만들지요.
 

똬리에는 끈이 달려 있는데 짐을 들어 올릴 때 입으로 끈을 물면 똬리가 떨어지는 것을 막아주지요. 똬리는 머리에 짐을 일 때 짐이 무거워 머리가 아파오는 것을 줄여주며 물항아리 등의 균형을 잡아줍니다. 이러한 똬리가 없었다면 여성들이 머리에 무거운 짐을 인다는 생각은 어려웠을 것입니다. 

광주시 광산구 신창동 유적(사적 375호)에서 싸리비와 함께 똬리가 발굴돼 우리 겨레는 2천 년 전에도 똬리를 썼던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예전 남성들이 지게로 짐을 날랐다면 여성은 이 똬리로 무거운 짐을 날랐습니다. 프랑스 민속학자 샤를르 바라도는 “지게는 양 어깨와 등의 힘을 조화시킨 창의적이고 과학적인 운반기구다.” 라고 말한바 있는데 똬리도 그에 못지않은 지혜로운 물건이 아닐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