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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문화편지

2057. 얼음을 꺼내 쓰기 시작하는 춘분


오늘은 24절기의 네 번째 춘분(春分)입니다. 춘분을 즈음하여 농가에서는 농사준비에 바쁜데 농사의 시작인 애벌갈이(논밭을 첫 번째 가는 일)을 엄숙하게 행하여야만 한 해 동안 걱정 없이 풍족하게 지낼 수 있다고 믿었습니다. ≪고려사≫ 사한조(司寒條)에 “고려 의종 때 의식으로 맹동과 입춘에 얼음을 저장하거나 춘분에 얼음을 꺼낼 때 사한단(司寒壇)에서 제사한다.”라는 기록이 있는 것으로 보아 이날부터 얼음을 꺼내 썼던 것 같습니다. 


춘분날은 농사가 시작되는 시기로 "하루 밭 갈지 않으면 한해 내내 배고프다"라고 했습니다. 이때는 겨울철에 얼었다 땅이 풀리면서 연약해진 논두렁과 밭두렁이 무너지는 것을 막으려고 말뚝을 박기도하고 하늘바라기논(천수답)처럼 물이 귀한 논에서는 물받이 준비도 했지요.


  또 춘분 때 날씨를 보아 그 해 농사의 풍흉, 가뭄과 홍수를 점치기도 했습니다. ≪증보산림경제≫ 권15에 보면 춘분에 비가 오면 병자가 드물다고 하고, 해가 뜰 때 정동(正東)쪽에 푸른 구름 기운이 있으면 보리에 적당하여 보리 풍년이 들고, 만약 청명하고 구름이 없으면 만물이 제대로 자라지 못하고 열병이 많다고 믿었지요. 이날 동풍이 불면 보리 풍년이 들며, 서풍이 불면 보리가 귀하며, 남풍이 불면 오월 전에는 물이 많고 오월 뒤에는 가물며, 북풍이 불면 쌀이 귀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과학이 발달한 오늘날 시각으로 보면 모두 신기하고 재미나는 이야기지만 예전에는 이런 모든 것을 ‘진실’로 여길 수밖에 없었을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