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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문화편지

2060. 옛 장식품에 쓰인 아름다움과 정력의 상징 벌레는?


7세기 일본 아스카시대의 유물인 나라 호류지 옥충(비단벌레)주자는 2,563장의 비단벌레 날개를 깔아 만든 작품입니다. 이 옥충주자는 지금 남아있는 600년 무렵 유물 중 가장 귀한 것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이 작품이 일본 것이냐 한국 것이냐 하는 논란 속에 일본과 한국 미술사를 깊이 연구한 미술사학자 존 코벨은 옥충주자에는 일본에 없는 호랑이 그림이 있고, 사천왕상이 있는 등 한국인이 만들었다는 분명한 증거가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호류지 옥충주자처럼 비단벌레로 만든 유물이 경주에도 있습니다. 1973년 경주 황남대총 남분(임금 무덤)의 부곽에서 출토된 ‘비단벌레 장식 금동 말안장 뒷가리개’가 그것이지요. 비단벌레 날개를 촘촘히 깔아 붙인 이 말안장 뒷가리개는 눈이 부실 정도입니다. 말안장 뒷가리개 말고도 비단벌레로 장식된 유물은 화살통도 있습니다.

그렇다면 고대사회에서 왜 비단벌레를  장식물에 자주 사용했을까요? 비단벌레 날개가 화려하고 아름답다는 것 외에 또 다른 까닭이 있습니다. 명·청시대 편찬된 중국 광동 지방 지리지인 광동통지에는 금화충(비단벌레)이라는 곤충을 소개하면서 “그것을 달고 다니면 사람들을 증미(增媚)하게 한다.”라는 기록이 있지요. 다시 말하면 정력이 좋아진다는 뜻입니다. 비단벌레는 그 자태의 아름다움 말고도 왕성한 정력을 상징하는 뜻을 가진 벌레로 옛 사람들이 이를 장식물에 널리 사용한 것은 힘의 과시를 위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정력적인 힘에다가 아름다움까지 더해주는 비단벌레는 요즈음으로 치면 꿈의 벌레이겠으나 그 모습을 보기는 쉽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