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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림살이

부지갱이도 덤빌만큼 바쁜 상강(霜降)

상강은 24절기의 열여덟 번째 절기로 한로와 입동 사이에 있으며, 음력 9월, 양력 10월 23~24일경이 된다. 해의 황경이 210도 되는 때이다. 이 시기는 맑고 상쾌한 날씨가 이어지며 밤에는 기운이 뚝 떨어지면서 서리(霜)가 내리기(降) 시작한다 하여 상강이다. 옛사람들은 상강기간 중 초후(初候)에는 이리와 비슷한 승냥이가 산 짐승을 잡고, 중후(中候)에는 풀과 나무가 누레지고 떨어지며, 말후(末候)에는 겨울잠을 자는 벌레가 모두 땅에 숨는다고 하였다. 봄에 시작했던 농사일도 상강 때쯤이면 가을걷이가 마무리된다. <농가월령가〉도 9월령에서는 “들에는 조, 피더미, 집 근처 콩, 팥가리, 벼 타작마침 후에 틈나거든 두드리세……”로 율동감 있게 바쁜 농촌생활을 읊고 있다. 그러나 지금은 농사기술의 개량으로 이러한 일들이 모두 한 절기 정도 빨라지고 있다. 우리 속담에는 "가을에는 부지깽이도 덤빈다"라는 것이 있다. 가을철에는 바빠서 아무 쓸모 없던 것까지도 일하러 나선다는 뜻일 것이다. 또 "가을판에는 대부인(大夫人)마님이 나막신짝 들고 나선다"라는 속담도 있다. 그만큼 추수기엔 존귀하신 대부인까지 나선다는 말로 대단히 바쁜 계절임을 나타낸다. 흔히 '가을은 남자의 계절'이라고 하는데 음기가 강해지는 가을에는 남성의 몸 안의 양기가 더욱 활발해지기 때문이다. 그래서 대부분 남성은 가을이 되면 상태가 좋아지고, 일의 능률도 오르며, 이성을 그리워하게 된다. 많은 남성이 사계절 중 유난히 가을을 좋아하는 것도 바로 이런 까닭에서다. 반면 여성에게는 가을, 겨울이 되면 심한 우울증과 함께 졸음이 오고 식욕이 감퇴하는 증상에 시달리기도 하는데, 이는 일조량이 줄어들면서 신경전달물질인 멜라토닌의 분비가 적어지기 때문이다. 이때는 취미활동을 즐기며 외출을 자주 하고, 여러 사람을 만나 어울리는 것이 좋다. 특히 집안 식구들끼리의 대화를 자주 하는 것도 중요한 방법이다. 또 아침저녁으로 차나 연꽃씨를 끓여 마시거나 모밀국수나 오이무침, 무국 등 찬 기운이 있는 것들을 먹는 것도 좋다. 가을의 기도(祈禱) -김현승 시 가을에는 기도하게 하소서 . 낙엽(落葉)들이 지는 때를 기다려 내게 주신 겸허(謙虛)한 모국어(母國語)로 나를 채우소서. // 가을에는 사랑하게 하소서 . 오직 한 사람을 택하게 하소서. 가장 아름다운 열매를 위하여 이 비옥(肥沃)한 시간(時間)을 가꾸게 하소서. // 가을에는 호올로 있게 하소서 . 나의 영혼, 굽이치는 바다와 백합(百合)의 골짜기를 지나, 마른 나뭇가지 위에 다다른 까마귀같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