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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림살이

메주 쑤는 대설 (大雪)

대설은 24절기의 스물한 번째로 소설과 동지 사이에 들며, 양력 12월 7~8일경이다. 해의 황경이 225°에 도달한 때이다. 눈이 많이 내린다는 뜻에서 대설이라고 하지만 꼭 이 시기에 눈이 많이 오지는 않는다. 그 까닭은 원래 역법 기준지점인 중국의 화북지방의 기후대로 붙여진 것이어서 맞지 않는 때도 있다. 옛사람들은 대설기간 중 초후(初候)에는 산박쥐가 울지 않고, 중후(中候)에는 범이 교미하여 새끼를 낳고, 말후(末候)에는 박과의 한해살이 풀인 여주가 돋아난다고 하였다. 한편, 이날 눈이 많이 오면 다음해 풍년이 들고 푸근한 겨울을 된다는 믿음이 전해진다. 부네야 네 할 일 메주 쑬 일 남았도다 익게 삶고 매우 찧어 띄워서 재워두소 <농가월령가> 중 십일월령에 있는 노래이다. 농사일을 끝내고 한가해지면 가정에선 콩을 쑤어 온갖 정성을 기울여 메주를 만든다. 잘 씻은 콩을 고온에서 짧은 시간에 익히는데 손으로 비벼보아 뭉그러질 때까지 충분히 익힌다. 삶은 콩은 소쿠리에 담아 물을 뺀 후 지역에 따라 둥글넓적하게 혹은 네모지게 모양을 만든다. 이렇게 만든 메주를 며칠 방에 두어 말린 후, 짚을 깔고 서로 붙지 않게 해서 곰팡이가 나도록 띄운다. 알맞게 뜨면 짚으로 열십자로 묶어 매달아 둔다. 메주를 달 때는 짚을 사용하는데 이것은 메주를 띄우는 푸른곰팡이의 번식이 왕성하도록 하기 위함이다. 메주를 띄울 때 이불을 덮어주기도 한다. 이때 짚이 아닌 나이롱끈을 쓴다거나 면이불이 아닌 합성섬유로 된 이불을 쓰면 좋지 않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서양인들은 김치를 비롯해 된장 냄새의 역겨움을 말하면서 우리를 야만인 취급까지 했다. 심지어 학자들까지도 된장 속에 "아플라톡신"이란 발암물질이 있다 해서 된장을 암을 일으키는 식품으로 규정하기까지 했었다. 메주의 곰팡이를 소금물로 씻으며, 햇빛에 말리고 숙성시킬 때 아플라톡신은 이미 남아있을 수 없다는 것을 그들은 간과하고 있었던 것이다. 미국 알라바마 의과대학의 반즈박사는 동양인에겐 왜 유방암, 심장질환이 상대적으로 적은가에 대해 연구한 결과 동양인들이 즐겨 먹는 콩에 유방암을 억제하는 성분인 '아이소플라본 제니스틴'이 들어 있다고 밝혔다. 반즈박사는 콩에 '아이소플라본', '트립신저해제', '사포닌', '피놀산', '피트산' 등의 다양한 항암제가 들어 있는 귀중한 식품이라고 말했다. 또 텁스대학에서 "콩이 폐경기 여성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임상실험"을 한 결과 환자들에게 동양인들의 섭취량과 같은 분량의 다양한 콩음식을 몇 달간 먹게 한 뒤 건강상태를 점검했을 때 폐경기증상을 앓던 환자들은 콜레스테롤치가 낮아지고, 골밀도가 높아지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한다. 대설을 맞아 메주를 쑤는 것은 우리 겨레의 슬기로움이다. 메주로 빚은 된장만 즐겨 먹어도 건강을 지킬 수 있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