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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와 민족

고구려는 자랑스런 우리 역사다

[역사문화산책①] 대한민국은 작은 나라인가?

"민족사관으로 통일해야 미래 발전 가능"

잘못된 사관 기초한 역사책은 '망국 지름길'

고구려는 '남'이라면서 중국 동북공정은 비난








[그린경제=심순기 기자]  역사문화산책을 떠나기 전, 글쓴이와 읽는 이들 간에 정해야 할 게 있다. 사실상 협의가 아니라 일방 통보여서 읽는 이들이 싫어할 수도 있지만 대개의 칼럼들은 모두 그렇다는 점에서 읽는 이들의 양해를 바랄뿐이다. 


첫째로 우리나라 대한민국의 영토 개념이다. 대한민국 헌법 3조에는 대한민국의 영토는 한반도와 그 부속도서로 한다.’는 매우 짧은 문장으로 우리나라 영토에 대해 다루고 있다. 문제는 바로 한반도라는 표현이다. 


일본은 총독부를 설치한 뒤 조선반도라는 표현을 사용하였다. 이 조선반도가 한반도가 되었다. 압록강과 두만강을 기점으로 바다로 튀어나온 부분을 조선반도’ ‘한반도라고 부르는 데에 다른 주장을 하고 싶지는 않다. 단지 우리 영토를 그렇게 비정하는 데 문제를 제기하는 것이다. 


간도는 우리 땅 주장 어려운 이유  


   

     ▲ 고구려 시절 우리 민족은 저 너른 요동땅을 누비고 다녔을 것이다.





이 영토조항으로 인해 대한민국 임시정부까지도 우리 영토로 인식하고 있던 간도는 완전하게 중국 땅으로 넘어갔다. 48년 제헌국회가 대한민국 헌법을 통과시킬 때만 하더라도 중국은 통일되지 않은 상태였다. 한국 역시 남북으로 나뉘어 있었다. 당시에는 유엔이나 미국, 일본, 중국이 한국의 영토 개념에 대해 뭐라고 할 만한 위치에 놓여 있지 않았다. 당시의 대한민국 정부에서 영토개념을 정하면 되는 상황이었다. 


중국은 당시 장개석군대와 모택동군대가 치열하게 내전을 벌이고 있어 대한민국이 간도와 요동을 우리 영토에 포함한다고 해서 대응할만한 여지가 없었다. 그러한 국제 정세의 흐름이나 상황을 판단하지 못하고 당시의 제헌국회는 조선의 관념대로 조선의 영토였던 부분만, 그것도 간도는 쏙 빼고 영토조항을 만들었다.  


덕분(?)에 오늘의 우리는 간도가 우리 땅이라는 주장을 하지 못하는 실정에 놓였다. 우리 스스로 버린 영토에 대해 중국 정부에게 돌려달라고 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글쓴이나 읽는 이나 간혹은 간도는 우리 땅이라고 주장했을 것이다. 글쓴이는 특히 더 그렇다. 


1909년 일본과 청나라 사이에 체결된 간도조약은 무효다. 따라서 간도를 청의 영토로 인정한다는 일본의 인정 역시 잘못된 것으로 간도는 당시의 대한제국 영토가 될 수 있다. 


문제는 대한민국 영토가 되기 어렵다는 것이다. 대한민국 영토가 되기 위해서는 저 헌법의 영토조항인 한반도와 그 부속도서라는 말을 바꿔야만 한다. 한반도가 어디서 어디까지인지도 모르는 게 대한민국의 실정이다. 읽는 이들은 아는가? 한반도가 어디서 어디까지인가를... 


대한민국 국민은 자국의 영토가 어디서 어디까지인지 정확하게 알지 못한다. 개념적으로만 알 뿐, 경계가 불분명하다. 중국과는 단 한 차례도 국경 협약을 하지 못했다. 할 수도 없는 상황이다. 


이처럼 우리의 영토개념이 희석된 상황에서 가장 큰 문제는 역사의 문제이다. 지금 우리는 역사 공부에 대한 논란으로 한창이다. 역사를 공부하지 않는 나라, 배우려 하지 않는 나라가 바로 한국이다. 정부에서도 굳이 가르치려 하지 않는다.  


그러나 가르친다 해도 어떤 역사를 가르치느냐는 문제가 남는다. 한국은 아직도 어떤 역사를 자국의 국사로 정해야 하는지를 결정하지 않았다. 지난 노태우 정권 때까지만 하더라도 한국의 역사는 일제강점기 시절 일본이 결정해 놓은 대한민국 역사를 교육하는 데 그쳤다. 이 때문에 식민사관 논란이 거셌고, 아직 이 논쟁은 끝나지 않았다 


   

▲ 간도의 새김무늬질그릇(왼쪽), 한국 등에서 주로 출토된 새김무늬질그릇. 새김무늬 그릇들이 남북한과 간도 요동지역 몽골 중앙아시아를 거쳐 스칸디나비아반도의 노르웨이 지역까지 새김무늬 그릇들이 나타나는 것은 어쩌면 한민족(배달겨레)의 활동영역을 말해주는지 모른다.


개념은 매우 중요한 것이다. 모든 것의 출발점은 글쓴이나 말하는 이의 개념에서 출발하기 때문이다. 

식민사관을 아직도 추종하는 역사학자들이 많고, 서점가를 장악한 역사책들의 80%정도는 이 같은 식민사관의 입장을 대변하거나 그로부터 출발한 것들이다. 사실상 그러한 역사책들에 의해 교육되는 역사라면 배우지 아니한 만 못하다. 역사는 사관이 매우 중요한데 자국의 역사를 다른 나라의 시각에서 정리한 것을 배우고 익힌다면 이 얼마나 비참한 일인가?  


우리나라의 영토개념이 없다는 첫 번째 이야기는 마무리 되었지만 역사를 다루는 데 있어서 두 번째 문제는 바로 사관이다. 대한민국의 역사는 대한민국 국민의 시각에서 바라보아야 한다. 그것이 유교적, 불교적, 기독교적, 일본의 시각에서 바라보면 안 된다. 


그렇지만 한국은 자국의 역사를 바라보고 해석함에 있어서 민족적, 영토적, 지역적, 종교적 시각으로 바라보는 경우가 많다. 국가에서는 이를 바로잡으려는 생각보다는 기존의 식민사관의 역사만을 역사로 인정하고 있을 뿐이며, 현대사 문제 즉, 해방주체, 친일매국노 논쟁, 반공이데올로기 강조, 5.165.18 등에 대한 것만으로 일관할 뿐이다. 


우리 역사와 문화가 언제 형성되어 어떻게 전승되고 오늘에 이르렀으며, 어떤 문제점이 있는 지에 대해서는 관심조차 없다. 우리 민족은 누구인가라는 질문에 대해서도 그리 관심을 보이지 않는다. 자국의 역사를 살피는 데 있어서 민족의 개념은 매우 중요하다. 세계사의 역사인식을 보자면 민족 중심의 역사로 흘러가고 있다. 호주나 뉴질랜드 미국 등은 원주민의 역사를 자국 역사에 포함하고 있다.  

 

하지만 한국은 같은 민족을 점점 다른 민족으로 만들어 가는 중이다. 현재 영토적 개념으로 역사를 정리하려 하기 때문이다. 자국의 영토를 자국의 역사를 축소하고 있는 세계 유일의 나라가 바로 한국이라고 할 수 있다. 
 

세 종류의 국사를 가진 슬픈 대한민국 

 

   

▲ 작게는 고조선, 부여, 고구려, 발해 등의 영토를 모두 우리 영토로 규정하고, 크게는 동이족의 전 영토를 포함하는 지도(왼쪽), 한반도 영토관에 입각한 지도(가운데), 대한민국 영토관에 입각한 지도


그로인해 대한민국에는 3가지의 영토관과 역시 3가지의 역사관이 자리하고 있다.  


첫 번째는 대한민국 영토관에 입각한 대한민국 역사관이다. 당연히 대한민국 국민이므로 대한민국 역사관이 무슨 문제냐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큰 문제가 있다. 바로 현재의 대한민국 영토를 의미하기 때문이다. 이를 주장하는 역사학자로는 서강대학교 이종옥, 연세대학교 김동길 등이 있다. 


가장 깔끔하게 역사정립을 할 수 있지만 현재의 대한민국 영토(임진강 이남)만을 의미하기 때문에 우리가 말하는 고조선 고구려 발해 부여 옥저 동예 등의 수많은 고대국가들은 우리 역사에서 지워야 한다. 온돌이 우리 전통문화라고 말해서도 안 된다. 고구려고분벽화가 우리 것이라고 주장해서도 안 된다. 고려 역시 우리 역사에 있었다고 해서도 안 된다. 조선도 완전한 우리의 역사 속 나라가 아니다. 딱 한 나라, 오직 신라만이 이 영토 안에 들어오는 유일한 나라다. 그 안에 포상팔국이니 6가야니 하는 경상도의 작은 나라들이 포함된다. 울릉도를 기반으로 있었다는 우산국도 포함된다. 


두 번째 역사관으로는 한반도 영토관에 입각한 한반도 사관이다. 개념적으로만 존재하는 한반도 영토에 대해 일부에서는 세종대왕 당시 만들어진 영토라고 주장한다. 현재의 대한민국 국민 대부분이 인정하는 우리의 영토관이다. 또한 잠정적으로 이 안에 있는 역사만이 우리의 역사라고 주장하는 경우도 많다. 


동아일보의 차장까지 지냈다는 한 전직 기자는 고구려가 우리 역사에 포함된 것은 장수왕이 평양으로 천도한 이후라고 서슴없이 주장한다. 이렇게 생각하는 우리나라 국민이 매우 많다는 것도 안타까운 일이다. 민족역사를 연구하고 단군민족주의에 대한 연구를 꾸준히 하고 있는 국가연구기관에 종사하는 한 연구자 역시 우리 역사는 한반도사가 맞고, 우리 민족은 한반도 내에 살고 있는 사람이다라고 말한다. 


이러한 개념을 가지고 있는 이들과는 아무리 논리싸움을 하더라도 결론이 나지 않는다. 논쟁이라는 것은 서로 합의점이 보일 때 가능한 것이지 개념이 다른 사람들끼리 벌이는 논쟁은 아무런 의미가 없이 싸움만 있을 뿐이다. 


세 번째 역사관은 개념적으로 존재하는 또 많은 사람들이 지지하는 역사관이다. 우리가 말하는 민족사관이 바로 그것이다. 민족의 영역을 확대하고 그 안의 역사를 우리 역사로 규정하려는 움직임이다. 작게는 고조선, 부여, 고구려, 발해 등의 영토를 모두 우리 영토로 규정하고, 크게는 동이족의 전 영토를 포함하기도 한다. 


그리고 그 영역 안에 있던 국가의 역사를 대한민국의 역사에 포함시켜 역사를 정리한다. 사실상 우리나라 국민 대부분이 이러한 개념을 머릿속에 간직하고 있다. 그렇지만 대부분의 국민은 두 번째 역사관인 한반도사관을 현실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한반도 사관의 경우 문제는 한반도 밖의 고조선 고구려 부여 옥저 발해에 대한 개념 정리다. 동이족의 나라들은 아니지만 이들 나라들은 우리의 과거 국가였다고 이해되는 나라들이다. 하지만 한반도만을 우리 영토에 포함한다면 또 이 영토 내에 사는 사람만을 한민족이라고 한다면 우리의 역사관도 크게 줄어들게 된다.  


이러한 역사관의 갈등으로 인해 한국의 역사는 정리하기가 매우 어렵다. 따라서 역사의 영토와 영토의 범위를 달리해서 연구할 필요성이 생겨난다. 하지만 이 역시 어려운 부분이 많다. 현재 남의 나라 영토인 곳의 과거 역사를 우리 역사라고 주장하는 것은 누가 봐도 코메디 같은 일이 될 수 있다. 


   

  ▲ 고구려 또 하나의 도읍지였던 환도산성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공유 역사라고 주장하는 이들도 생겨났지만 역사관 갈등을 해결해 줄 수는 없어 보인다. 또한 이 같은 주장이 자칫하면 중국의 동북공정에 찬성해 주는 결과를 가져다 줄 수 있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동북공정에 대해 언급하면서 글을 마무리하고자 한다. 동북공정은 중국이 동북삼성(요녕성, 길림성, 흑룡강성)의 과거 역사를 중국의 역사에 편입하는 작업을 말한다. 과거 동북삼성에 있던 나라는 고조선, 부여, 고구려, 발해, 옥저 등을 꼽을 수 있다. 중국이 고조선의 역사에 대해 말하지 않는 것은 한국인들이 고조선의 영토는 한반도 내의 평양이라고 적극 주장하고 있으며, 한편으로는 고조선의 실체를 스스로 부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스스로 존재하지 않는 나라라고 하는 한국의 고대국가를 중국이 나서서 동북공정으로 자국의 역사를 만들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우리는 중국의 동북공정에 대해 많은 비난을 하고 있지만 중국보다 더 큰 문제는 바로 대한민국 내에 있다. 앞서 말한 동아일보의 한 전직기자의 시각은 그 사람 혼자가 이상한 것이 아니고 그러한 국민이 매우 많다는 사실을 단편적으로 보여주는 일이다. 


, 우리 스스로 고구려와 발해 부여 옥저 등을 우리 민족 국가로 여기지 않는다. 고구려는 다민족 국가였다고 주장하고 이를 결론으로 치부하려 한다. 엉뚱하게 중국이 주장하고 일본이 고착화한 말갈 등을 새로운 민족으로 정의를 내린 뒤 고구려 발해 등은 다민족국가였다고 주장한다. 


말갈은 나중에 여진으로 성장하여 청나라를 세우고 중국을 장악했으므로 이 시각대로라면 우리는 고구려, 발해 지역에 대해 우리 영토라거나 우리 역사였다고 주장할 수 있다. 정부에서 할 일은 이러한 논쟁을 민족의 시각에서 국가의 시각에서 정의를 내리는 일이다. 역사를 연구자의 손에 맡기는 것은 국가로 봐서 어리석은 일이다. 그렇다고 과거처럼 식민사관에 입각한 역사를 국민에게 강요해서는 안 된다.

미래를 위해서라도 국가와 정부는 민족적인 시각에서 거시적으로 역사를 바라보고 대응해야 한다. 고구려는 우리 역사라고 하면서 그 땅에 살고 있던 국민들은 다른 민족이라고 한다면 그것은 우리 스스로 그 나라를 부정하는 것이 된다. 또한 고구려 영토에 가서 그 땅을 중국 땅이라고 말하는 것도 마찬가지다. 


바람직한 것은 고구려나 발해를 우리 역사라고 말하고 싶다면 그 영토와 그 국민들에 대해서도 우리안에 포함해서 생각하는 습관을 가져야 한다. 또한 그들의 음식, 그들의 음악, 그들의 생활에 대해서도 생각해야 한다.  


전통문화를 한다고 하는 사람들은 모두 조선 후기에 형성된 것들만 가지고 전통문화라고 주장한다. 이 또한 우리 역사문화를 축소하고 단편화하는 새로운 왜곡이라고 할 수 있다. 그것은 조선의 문화이지, 우리의 전통문화라고 말할 수 없다. 


앞으로 역사문화산책은 첫째 우리 역사는 과거의 고조선의 영토와 역사문화, 부여고구려발해옥저 등의 영토와 역사문화를 포함하여 다룬다. 둘째 신라의 말도 안 되는 삼국통일이라는 말은 사용하지 않는다. 셋째 한반도라는 말은 조선반도라는 말로 한 지역을 의미할 때만 사용할 뿐 우리 영토나 역사 전체를 의미하는 말로는 사용하지 않는다. 넷째 고구려와 발해의 백성을 일컫는 말갈이라는 말은 물길, 물가에 살던 우리 민족이라는 의미로 사용할 뿐 따로 구분하지 않는다. 그냥 고구려 백성, 발해 백성으로 말한다. 

위의 개념에 입각한 역사문화관을 가지고 역사문화산책을 떠나려 한다. 따라서 이 글은 더 넓게 생각하는 사람들에게는 좁게 느껴질 것이고, 조선의 문화만을 우리 것이라고 주장(특히 이 신문 읽는 이들은 그럴 것 같음)하는 이들에게는 좀 더 넓은 스펙트럼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 


중요한 것은 더 넓게 잡았건 좁게 잡았건 모두에게 새로운 이야기로 들릴 수도 있음을 이야기 해두면서 자신들의 역사관은 무엇인지 곰곰이 생각해 볼 것을 권장하고 싶다. 앞으로 글을 읽다가 이해가 되지 않으면 꼭 이 글을 읽어보고 이해할 것을 부탁드린다.
 

   
 
심순기 :
체험학습의 메카 한국체험학습교육협의회 대표
전 주간현대 편집국장
전 동국대학교 평생교육원 교수(역사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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