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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와 민족

LA일본총영사의 "뻔뻔스런 궤변" 과 일본 자민당 선거 압승을 보며

[그린경제=이한꽃 기자]  지난 21일 일본은 참의원 선거를 치렀다. 마침 일이 있어 교토에 가 있던 기자는 숙소에서 그날 밤 밤새 개표방송으로 도배된 티브이 방송을 지켜보며 착잡한 마음을 지울 수 없었다. 당선자 이름에 빨간 꽃이 하나둘 늘어가더니 자민당 전광판은 온통 붉은 색으로 뒤덮였고 함박웃음으로 아베신조 수상은 연신 싱글벙글 어쩔 줄 모르는 가운데 전국의 개표소에서는 자민당 소속의 당선인들의 만세 삼창 소리가 일본 땅을 들썩 거렸다.

   
▲ 일본 참의원 밤샘 개표 현황 티브이 보도 자민당 소속 당선자 화면(22일 아침 5시 27분 현재)

 그런데 오늘 아침 미국 LA발 기사 한토막이 지난 21일 참의원 선거를 다시 떠올리게 만든다. “LA주재 일본총영사가 21일 로스앤젤레스 타임스에 ‘일본은 위안부 문제 등 과거역사에 대해 사과와 배상을 끝냈다며 독일이 나치범죄에 대한 배상을 하는 것은 경우가 다르다’는 궤변을 늘어놓아 파문이 일고 있다.” 는 뉴욕 뉴시스 노창현 특파원의 글이 그것이다.

   
▲ 빨간색이 자민당 득표 현황(23일 5시 현재)

 노 기자는 지난 7월 14일 LA타임스에 게재된 복수의 독자 투고문 '일본의 2차 세계대전에 대한 부인(Letters: Japan's World War II denialism)' 에 대해 일본 총영사가 “2차대전에 대한 일본의 뻔뻔한 입장”을 대변하고 있다고 전했다. 2차대전의 직접적인 피해국가 국민 이라면 LA일본총영사의 "뻔뻔스런 궤변”에 눈 감고 있을 수는 없을 것이다. 전후(戰後) 일본은 니이미 총영사가 대변하듯 ‘2차대전에 대한 모든 빚을 깨끗이 청산한 나라’가 아니기 때문이다.

 

   
▲ 1인 선거구의 자민당 싹쓸이 현황(23일 아침 5시 33분 현재)

한국내의 위안부 문제나 강제징용자 등 산재한 문제는 차치하고 한 예로 재일교포문제만 해도 그렇다. 지난 21일 일본 교토에서는 재일교포 시인인 김리박(70)선생의 시집《삼도의 비가(日本の悲歌)》출판기념회가 열렸는데 그날 모임에 참석한 교포 2세, 3세분들은 하나같이 일본의 전후(戰後) 보상이 일본인들에게만 이루어지고 있다고 증언했다.

 2차 대전 때 희생당한 일본인들은 일본정부가 끝까지 조사해서 그 후손까지 연금을 두둑히 챙겨주는 데 견주어 침략전쟁의 희생자인 조선인들은 아예 보상대상에서 제외시켰을 뿐 아니라 그 후손들 역시 연금은커녕 의료보험도 없이 고통스런 삶을 살아왔고 살고 있다고 했다. 이는 보상되지 않은 침략전쟁의 미해결된 엄연한 현실이다.

LA 일본총영사 쥰 니이미 씨는 재일교포들의 비참한 현실에 단 한번이라도 귀 기울인 적이 있는가 묻고 싶다. 알면 차마 “일본은 2차대전의 모든 문제를 깨끗이 청산했다”라는 부끄러운 발언을 할 수는 없을 것이다. 지난 한 세기 침략전쟁으로 아시아를 피로 물들였던 일본이 또 다시 군국주의 부활의 기치를 내걸고 있는 아베신조에게 이번 참의원 선거에서 압도적인 지지를 보였다는 것은 매우 우려되는 일이다.

자민당과 아베 정권은 침략전쟁의 과오를 되풀이 하려는 야욕을 버리고 전후 미해결된 아시아 여러나라와의 수많은 문제에 귀기울이고 그 해결을 위한 적극적인 태도를 보이길 촉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