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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일교포 김리박 시인의 《삼도의 비가》출판기념회 교토에서 열려

한글학회간사이 지회장으로 대활약 중인 토박이말 시인의 겨레사랑 시집

[그린경제=이한꽃 기자] 지난 7월 21일 일요일 오후 1시 일본 교토 다이니타워 호텔에서 뜻 깊은 출판기념회가 열렸다. 재일교포문학의 최고봉으로 우뚝 선 교토 김리박 시인(70)의 장편서사시집 《삼도의 비가(三島の悲歌)》출판기념회였다. 일본 마로우도출판사에서 20136월 출간된 이 시집은 한국어와 일본어가 함께 수록되었는데 일본어 번역부분은 중견시인인 우에노미야코(上野都) 씨가 한국의 토박이말 정서를 잘 살려 번역했다는 평이다. 

   
▲ 일본땅에서 칠십평생 우리 토박이말을 아끼고 사랑하며 흰두루마기를 즐겨입는 김리박 시인

 출판기념회는 마로우도출판사의 오오하시아이유히토(大橋愛由等) 대표, 간사이대학 명예교수인 우에다요시미(上田譽志美) 씨를 비롯한 일본 학계와 한글학회 간사이지회 상임고문 한남수 이사 등 한글 관계자 그리고 일본 문인협회 회원 등 100여명이 참석하였다. 한편 한국에서는 한글학회 명예 이사이자 전 한 한글학회 회장을 역임한 김승곤 교수와 한일문화어울림연구소장인 이윤옥 시인이 참석하여 김리박 시인의 뜻 깊은 시집 출간을 축하했다.

   
▲ 축하 인사를 하는 전 한글학회 회장 김승곤 교수, 통역을 맡은 한남수 이사

 오오하시 마로우도출판사 대표는 축하인사에서 “재일 한국인의 격정적인 삶의 과정을 승화된 시어로 써 내려가 오늘 책 출간 기념회를 갖게 되어 기쁘다. 처음 원고를 받고 김 시인의 파란만장한 인생역정이 응축된 예사롭지 않은 시임을 감지해서 흔쾌히 출판하게 되었는데 최고의 선택이었던 것 같다. 한국어와 일본어가 동시에 수록된 시집이니 만치 양국민이 많이 읽어 서로를 이해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축하인사와 함께 큰 꽃다발을 이 날의 주인공인 김 시인에게 건넸다.

   
▲ 일본어로 한국의 토박이말을 맛깔스럽게 번역한 우에노미야코 시인과 김리박 시인

 이어서 한국대표로 참석한 김승곤 전 한글학회회장의 축사가 이어졌다. 김 전 회장은 “김리박 선생의 시가 어려워 몇 번을 밑줄 그어 읽었는지 모른다. 다 읽고 나서 보니 그가 재일교포로서 살아 낸 삶이 결코 녹녹치 않았기에 그럴 수밖에 없었다는 느낌이 들었다. 불굴의 의지로 재일교포로서의 삶을 살아 낸 김 시인의 위대한 작업을 한국인과 함께 진심으로 축하한다”고 말하면서 학자답게 밑줄이 새까맣게 쳐진 시집을 보여주어 참석자들의 애정 어린 손뼉을 받았다.

 또 재일교포 2세인 장점환 한글학회간사이지회 회원은 “한마디로 말해 김리박 시인은 시인이기 전에 한사람의 투사이다. 투사로서의 삶이 오늘의 그를 만들었고 그가 있어 재일교포의 삶이 문학으로 승화되어 기쁘다”고 했다. 이 밖에도 각계 각지에서 보내온 축사를 소개 하는 시간이 있었는데 특히 한글학회 김종택 회장이 보내온 축사를 한남수 고문이사가 일본어로 대독했을 때 참석자들이 많은 손뼉으로 화답했다.  

시를 번역한 우에노미야코 시인은 “어려운 번역이었지만 자기 자신 또한 한국의 토박이말의 위대함을 다시 한 번 맛보았으며 한국인들의 강인한 역사의식에 고개가 저절로 수그러들었다”고 번역 소감을 말했다.  

출간기념회의 마지막 인사말은 김리박 시인이 했는데 그는 “이 자리에는 종교와 사상 그리고 신념이 서로 다른 분들이 함께 하고 있다. 그림을 그릴 때 다양한 물감이 있어야 좋은 그림이 나오듯 인간 세상도 마찬가지다. 서로의 다름을 인정하고 서로를 받아들일 때 우리는 갈등과 편견을 뛰어 넘어 인간냄새 나는 아름다운 세상을 만들게 될 것이다.” 고 마무리를 해 내빈들로부터 큰 손뼉을 받았다.

 

   
▲ 출판 기념회 모습 1

 이날 행사는 뷔페식을 곁들이면서 진행되었는데 회(사시미)를 비롯한 음식들이 정갈하고 맛깔스러웠다. 술도 와인을 비롯하여 일본술과 맥주 등 다양하게 선 보였고 화기애애한 분위기에서 한일간의 우호를 다지는 자리가 되었다. 

올해 고희를 맞은 김리박 시인에게 참석한 내빈들은 한마디씩 덕담을 나누었는데 한결같이 앞으로도 왕성한 창작생활을 주문하면서 건강을 빌었다. 끝까지 출판기념회를 지켜보면서 재일교포인 김리박 시인이 칠십평생 끈질기게 추구해온 “겨레사랑”과 “한글사랑” 정신을 흠뻑 느낄 수 있었다.  

   
▲ 출판기념회 모습 2
   
▲ 출판 기념회 모습 3
   
▲ 출판기념회 모습 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