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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와 민족

전주 다가동에 세웠던 전주신사 터를 찾아서 <3>

황국화 상징 조선의 신사(神社) 돌아보기

  1. [그린경제 = 이한꽃 기자 ]  “지금은 그저 묵묵히 전주시내를 굽어보고 있지만 전주 사람들에게 다가산은 ‘눈물’같은 공간이다. 일제 강점기에 다가산 정상에 세워진 ‘신사’를 참배하기 위해 닦아 놓은 이 길을 참궁로(參宮路)라 하였다. 곧 ‘신사에 참배하러 가는 길’이라는 의미인데 다가교를 ‘신사에 참배하기 위해 건너는 다리’라는 의미의 ‘대궁교(大宮橋)’라고 이름 지은 것과 궤를 같이 한다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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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이는 전주신사(神社)가 있던 다가공원 중턱 팻말에 써 놓은 글이다. 역시 역사의 고장 전주다웠다. 남원신사, 인천신사, 나주신사 터에서는 못보던 것이었다.
  4. 다가공원 입구 등나무 의자에서 더위를 식히고 있던 어르신들에게 다가가 ‘전주신사가 있던 곳’을 물으니 앞 다투어 선뜻 길을 안내 해준다. 다가공원 꼭대기가 그 자리라면서 산꼭대기로 오르는 중턱에 표지판도 있다고 친절히 가르쳐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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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다가산 중턱에 세운 팻말
  7. 어르신들이 가르쳐준 공원 꼭대기를 향해 발길을 돌리자니 크고 작은 돌비석들이 나란히 줄지어져 있다. 이 지방 유지들을 위한 공덕비 같았다. 공덕비를 보면서 오른쪽으로 돌아 산마루로 오르는 길은 시멘트로 포장되어 있었고 오른편에는 활터였다. 어르신들이 일러준대도 100여 미터쯤 공원 중턱에 이르자 ‘참궁로’라는 선간판이 보인다. 반가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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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주신사가 있던 다가산은 현재 공원으로 등나무밑 어르신들이 위치를 알려줌
  10. 아!  전주는 이렇게 역사를 기록해두고 있구나 싶은 마음에 불현듯 전주시에 고마운 마음이 일었다. 이러한 팻말 하나야 말로 백 권의 책보다 낫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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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 전주신사의 창립은 1910년(명치 43) 한일병합 당시 전주에 거주하는 일본인이 서로 의논하여 먼저 나무로된 도리이(鳥居, 신사입구에 세워두는 신성한 지역을 알리는 문)를 다가산(多佳山)에 세우고 요배소(遙拜所)로 시작한데서 유래한다.
  13. 이어 1913년(대정 2) 9월 22일 전주신사 건립을 위해 도내 각 부군(府郡)에서 기부금을 모아 이 해에 다가산 위에 사전(社殿) 조영공사를 시작하였고 다음해인 1914년(대정 3) 10월 준공을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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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다가산 산마루로 가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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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산마루로 가는 길에 서 있던 비석들
     
  16. 1915년(대정 4) 8월 16일 조선총독부령 제 82호로 신사사원규칙이 공포되었고 그 때 각 도읍에 설치되어 있던 신사, 황대신궁, 요배소등은 일체 정비에 들어갔는데 처음에 요배소였던 전주신사는 1916년(대정 5) 9월 29일 국폐소사(国幣小社)로 격이 올라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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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8. 그 뒤 전주신사의 규모는 점점 더 커져갔는데 1938년(소화 13) 7월 31일부터 또 한차례의 대규모 공사가 시작되어 1940년(소화 15)에 완공을 보았다. 현재 신흥학교 인근이었다.(당시 전주부 화산정 179번지).당시 규모는 부지 38,613평(신편입지 28,123평, 기존 경내지 10,490평)에 신전(神殿)・배전・신찬소(神饌所)・재관(齋館)・사무소・조거(鳥居, 도리이)로 큰 규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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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길로 오르면 신사가 있던 산마루로 오른다
  20. 전주시내가 훤히 내려다 보이는 다가산 다가공원에 요배소로 시작한 전주신사는 여러 차례에 걸쳐 확장되어 갔으며 신사의 규모가 커져갔다. 그 만큼 신사참배를 하는 사람들의 규모도 늘어 갔다는 이야기다. 물론 그것은 강요이며 강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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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산 마루에 써 있는 안내문

       
    ▲ 다가교 넘어 다가산 산마루에 전주신사를 세웠다. 멀리 신사 도리이가 보이는 자리는  다가공원으로 지금은 등나무 벤취가 놓여 있어 어르신들이 신사자리를 증언해주었다.

       
    ▲ 신사 본전(本殿)이 있던 자리는 테니스 장이 있으며 한쪽에는 한국전쟁 당시 희생자를 위한 충혼탑이 서 있다.

  22. 생각해보라! 제 조상이 있는 조선인들이 무엇이 아쉬워 명치천황을 제사 지내는 사당에 기쁘게 가서 절을 했을까 말이다. 다가공원 산마루를 둘러보고 내려오는 길에 그나마도 고마운 것은 전주시에서 세운 작은 팻말이었다. 나주, 인천, 남원의 신사 터에는 없는 ‘전주만의 역사 기억’ 자세가 좋아 나는 한참동안 팻말 주변을 서성였다.

 

 *사진제공 < 최우성  문화재청 해리티지 사진작가> 

 

<전주신사(全州神社)>

*소재지:전라북도 전주부 화산면(全羅北道全州府華山面)
*제신(祭神):천조대신(天照大神), 명치천황(明治天皇),국혼대신(国魂大神)
*창립일: 1910년(명치 43) 처음엔 요배소 규모였다가 1916년(대정5) 다시 건물을 지어 국폐소사(国幣小社)로 승격
*사격(社格): 국폐소사(国幣小社)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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