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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흙‘大地’》에서 읽는 재일문학의 고갱이 (1) -뙤약달-

[그린경제 = 이한꽃 기자] 

 

《한흙(大地)》이란 재일한국문인협회에서 펴내는 잡지로 1992년에 처음 만들었으니 올해로 21년째를 맞이한다. 편집을 맡은 한밝 김리박 선생은 대한민국 한글학회 일본 간사이지회 회장이자 재 일본한국문인협회 회장으로 우리말 토박이말을 살려 시조를 쓰는 시인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한흙(大地)》은 한국인들조차 잊고 사는 우리 고유의 토박이말을 일본 땅에서 부여잡고 수십 년간 겨레사랑, 한글사랑 정신을 실천하는 문인들이 토해 내는 ‘한국 혼’ 그 자체다. 국내에서도 잡지 출간이 어려운 상황이지만 일본에서 꾸준히 어려움을 극복하면서 조국의 얼과 혼을 아름다운 씨실과 날실로 엮어내는 《한흙(大地)》사람들의 시와 이야기를 앞으로 소개한다.

*김리박 시인 누리편지:ribak@hera.eonet.ne.jp,

*손말틀 : (일본) 090-8147-7689 , 국내 문의:02-733-5027   -편집자주-

 

 뙤약달 (8월)

 

                        한밝 김리박

 

          세 더위

첫 더위 왔구나 가운데는 붙이고

끝더위는 큰놈인지 굵기만 하느니

한더위 이겨내자니 늙몸은 숨 가프고

 

       싹쓸바람

 바다서 돋아나고 하늘서 내려오니

집들이 흔들려서 짐승도 두렵다니

이승이 다 없어지면 얼마나 쉬원할까

  

     해바라기

 가는가 갔는가 노랑이 해바라기

해만을 바라보다 한 여름 가는구나

저 멀리 아기손 나무 빙긋이 웃고 있네

 

     오는 갈

 모실까 갈몽달 배웅할까 여름아씨

가느니 아쉽고 오느니 더디고

사이에 세운 알몸을 어디서 기다릴까?

 

   
▲ 올해 21년째 맞는 재일교포문학 잡지 <한흙>, 표지는 주시경 선생 모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