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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아ㆍ김민서의 음악편지

“알함브라궁의 추억” 로스 인디오스 타바하라스

[디제이 김상아의 음악편지 3] 버려진 기타로 전설 만든 원주민 형제

[그린경제/얼레빗=김상아 음악칼럼리스트]  우리 국토의 면적은 99,720로 이웃 중국(9,596,961)이나 미국(9,826,675)에 견주면 약 100분의 1 정도이고, 일본(377,915)과 비교해도 3분의1 정도밖엔 안 된다. 똑같이 나눈다면 국민 한 사람당 약 666평쯤 가질 수 있다. 면적으로만 따진다면 세계 109위 밖에 안 되는 작은 나라이다. 

그 좁은 나라에 태어나 반백이 되도록 살면서, 아직 우리나라도 못 가본 곳이 더 많은 필자이기에 세상의 태양은 다 똑같은 줄 알았다. 어쩌다 우연한 기회에 태양과 정열의 나라라 불리는 스페인을 여행하며 태양이라고 다 같은 것이 아니라는 걸 알게 되었다. 

햇볕이 얼마나 강렬한지 마치 주삿바늘에 찔리는 듯 따끔거렸다. 주로 안달루시아 지방을 돌아 다녔는데 그쪽은 남부에 자리 잡아 더 뜨거웠다. 선글라스 없인 눈을 뜨기도 힘들었고 자외선 차단크림도 무용지물이었다. 대리석을 깔아놓은 인도는 복사열로 인해 숯불 위를 걷는 기분이었다. 

하지만, 어느 도시를 가더라도 골목골목 구석구석 배어 있는 역사의 숨결이 모든 육체적 고통을 씻어 주기에 충분하였다. 스페인은 각 지방마다 독특한 지역 색을 지니고 있는데 안달루시아 지방은 아랍인들의 통치를 가장 오래 받은 까닭에, 700년 가까운 세월이 흐른 지금도 그 흔적이 뚜렷하다. 
 

   
▲ 로스 인디오스 타바하라스의 ‘알함브라궁의 추억’ 앨범 표지

많은 이들이 스페인 하면 플라멩코와 투우를 우선 떠올리지만 필자는 알함브라궁의 추억이라는 기타연주곡을 먼저 떠올린다. 알함브라는 아랍어로 붉은 궁전이라는 뜻으로 돌로 궁전을 짓는 유럽인들과 달리, 아랍방식대로 붉은 흙으로 지어서 그런 이름이 붙여졌다. 

그라나다 시가지가 훤히 내려다보이는 중심부 언덕위에 자리한 알함브라궁은, 에스파냐 내에 왕권을 수립한 여러 이슬람왕조 가운데 마지막 왕조인 나스르 왕조가 남긴 걸작이다. 마지막 임금 보아브딜은 국운이 다하자 궁전에 조금도 생채기를 내지 않은 채 떠났다. 그 덕택에 건물 대부분이 지금까지 잘 보존이 되고 있는 것이다. 

보아브딜 임금이 떠나고 오백여 년의 세월이 흐른 어느 날, 실연의 상심을 안고 한 사나이가 알함브라궁을 찾는다. 아라야네스 뜰에 있는 연못가에 다다랐을 때 마침 보름달이 연못에 잠기어 환상적인 분위기를 자아냈다. 자신에게 실연의 아픔을 안겨준 여인이 그리워 견딜 수가 없었다. 

그는 기타를 꺼내어 그 애절함을 담아 악보로 옮겼다. 트레몰로주법의 교과서이자 낭만주의 음악의 꽃 알함브라궁의 추억은 이렇게 탄생되었다. 작곡자 프란시스코 타레가는 스페인이 낳은 천재 기타 연주자이며 작곡가이다. 현대적 주법을 완성하여 당시 유럽인들에게 천대받던 기타의 위상을 한껏 끌어올린 공로자이다. 
 

   
▲ 알함브라궁

이 불후의 명곡을 처음 음반에 담은 이는 나르시소 예페즈라는 기타주자로 그 역시 스페인의 국보급 존재다.  

또 오늘 소개하는 Los Indios TabajarasMussapereHerundy 형제로 브라질 원주민 족장의 아들들인데 정글에서 백인들이 버리고 간 기타를 주워 와서 독학으로 세계정상의 반열에 오른 전설적인 인물들이다.

<한국방송디스크자키협회 감사, 전 한국교통방송·CBS DJ>