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5.18 (토)

  • 구름조금동두천 24.3℃
  • 맑음강릉 30.0℃
  • 구름조금서울 24.3℃
  • 맑음대전 24.7℃
  • 맑음대구 25.7℃
  • 맑음울산 26.1℃
  • 맑음광주 25.4℃
  • 맑음부산 22.9℃
  • 맑음고창 ℃
  • 맑음제주 21.8℃
  • 맑음강화 22.6℃
  • 맑음보은 24.5℃
  • 맑음금산 25.0℃
  • 맑음강진군 24.2℃
  • 맑음경주시 27.5℃
  • 맑음거제 23.8℃
기상청 제공
상세검색
닫기

김상아ㆍ김민서의 음악편지

도리스데이 ‘Que sera sera’“ 알 수 없는 미래… 무엇이건 되겠지”

[디제이 김상아의 음악편지 14]

[그린경제/얼레빗=김상아 음악칼럼니스트

   
▲ 도리스데이 ‘Que sera sera’ 음반 표지
내가 아주 어릴 때 어머니께 물었어요.
난 커서 뭐가 될까요? 예뻐질까요?
부자가 될까요? 어머니는 말했지요.
무엇이건 되겠지 미래는 우리가
볼 수 있는 것이 아니란다. 

내가 학교에 다닐 때
선생님께 물었어요
뭘 하게 될까요?
그림을 그릴까요? 노래를 할까요?
선생님은 대답하셨지요
무엇이건 되겠지 미래는 우리가
볼 수 있는 게 아니란다 

내가 자라서 사랑에 빠졌을 때
그이에게 물었어요
우리 앞에 무엇이 있을까?
날마다 무지개가 있을까?
그이는 말했지요 무엇이건 되겠지
미래는 우리가 볼 수 있는 게 아니니까
Que sera sera 가운데 

들판은 연노랑 물감이 칠해지고 있었다. 

백설보다도 하얀 뭉게구름들이 쪽빛바다를 떠다니고, 해바라기 꽃은 활짝 벌어져 가냘프게 흔들리는 코스모스를 내려다보며 웃고 있었다. 논 위를 낮게 나는 참새 떼들은 아이들 함성에 뿔뿔이 흩어지고, 나는 그 어느 한 장면도 놓치기 싫어 눈()사진 찍기에 여념이 없었다. 

니는 메뚜기 안 잡고 뭐 하나?” 

급우의 채근에 정신을 차리고 보니 모두들 메뚜기가 가득한 병을 하나 씩 들고 있었다. 오전 수업을 메뚜기 잡이로 때운 아이들은 메뚜기처럼 껑충껑충 신명풀이를 하며 학교로 돌아왔다. 돌아와 보니 멀리서 들려오는 우리의 재잘거림을 듣고, 소사 아저씨는 어느새 숙직실 아궁이에 불을 지펴 가마솥을 달구어 놓고 있었다. 

메뚜기볶음을 반찬으로 점심을 배불리 먹은 우리 반 아이들은 5교시가 되어서도 입가에 웃음이 가시질 않았다. 선생님은 우리의 그런 기분을 배려해서인지 교과서는 덮어두고, 장차 무엇이 되고 싶은지 한사람씩 대답해 보라고 하셨다. 

장군, 의사, 과학자, 대통령, 선생님, 간호사, 빵가게 주인 등 4학년 나이에 흔히 생각할 수 있는 대답들이 쏟아져 나왔다. 

그러던 중 한 여자아이가 선생님 저는 나중에 식모가 될래요하는 것이었다. 교실 안은 까르르 웃음바다가 되었고 그 여학생 얼굴은 잘 익은 홍옥 색이 되었다. 선생님은 웃음소리를 진정시키며 그 이유를 물으니 대답인즉 이러했다. 

어느 시골의 한 처녀가 서울에 식모살이를 가서, 월급을 아끼고 아껴 종자돈을 만들고 그 종자돈으로 장사를 하여 큰 돈을 벌었다 한다. 그 돈으로 집안도 일으키고 학교에다 장학금도 기부하였다는 감동적인 이야기가 그 여학생 입을 통해 흘러나왔다. 

그 이야기를 들은 우리 교실엔 한동안 침묵이 흘렀다. 

영화배우 겸 가수로 유명한 도리스 데이는 1924년 미국 신시내티에서 태어났다. 어려서부터 댄서로 활동했으나 교통사고를 당한 후 가수로 전향하였다. 한동안 괄목할 만한 활동이 없다가 1948년에 배우를 겸업하면서부터 연예계의 주목을 받았다. 

도리스 데이의 출세작 케 세라 세라는 알프레드 히치코크가 감독한 나는 비밀을 알고 있다의 주제가로 1956년에 아카데미상에서 주제가상을 수상하였다.

 

 

<한국방송디스크자키협회 감사, 전 한국교통방송·CBS DJ>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