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김명호 시인] 시장(市場)에서 기도와 고행으로 깨달음 얻었는가 욕심과 이해타산 흥정에 도가 있네 물색(物色)을 알아 가는데 시장만큼 없어라.
[우리문화신문=김명호 시인] 제주 성산포에서 물 빠진 바위틈에 고동들 모여 있다 다르면 밀어내는 지상과 다르구나 파도와 더불어 사는 그대들은 누구뇨.
[우리문화신문=김명호 시인] 고 추 눈 오는 계절 어떤 유전자이기에 터질 듯 붉고 붉은 것이냐 겨우 9인치 화분 불사르기엔 넌 너무 황홀해.
[우리문화신문=김명호 시인] 상사화 넝쿨 하늘에 오르기로 큰 뜻을 품으셨나 기도가 처절하니 누구를 위함인가 온몸을 내려놓고서 나래되어 오르네.
[우리문화신문=김명호 시인] 입동(立冬) 아직 아름다운 한 잎마저 떨어트려 맨살로 강추위에 맞서려 하네 동장군 일파에 딱 부러질지라도 알몸뚱이 가리지 않고 피하지 않으리.
[우리문화신문=김명호 시인] 가을편지 쓰고 보니 장문의 편지 쉽게 접지를 못하겠네. 뜨거움 아직 그대로 인데 이별은 피할 수 없어 잘린 가슴에 그리움 머물기만 하네.
[우리문화신문=김명호 시인] 연가(戀歌) 망칠(望七)에 이르는 수많은 기억 속에 잊을 수 없어 저 도솔천까지. 호올로 눈물짓고 미소 지어 누가 알리, 그리움 언제가 가야 할 혼자 가는 길 나만의 비밀로 함께 묻히리.
[우리문화신문=김명호 시인] 가을 풍정 층층한 구름 속에 햇볕은 스며들고 푸른 솔 사이사이 황금빛 눈부셔라 풍성함 뒤안길에는 그림자도 깊나니
[우리문화신문=김명호 시인] 부 추 꽃 찬 서리 좋아해서 늦가을 오시는가 파아란 하늘 높아 마중을 하시는가 무화초 아니란 듯이 그리 곱게 피셨네. 자르고 베어내도 또 다시 자라나서 베풀고 희생하는 누구를 닮으셨나 수줍게 이름도 없이 뒤 안에서 피나니.
[우리문화신문=김명호 시인] 연무(戀舞) 그리움 수건에 담아 하늘에 풀어 가락으로 짙게 물들여 휘날리리라 둥둥둥 그대의 맥박 가슴에 실어 휘몰이 한바탕 부여잡고 놓지 않으리 그대 향한 나의 몸짓 한 장의 부채라 바람이 일거든 나인가 흠향(歆饗)하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