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양종승 민속학자] 이애주 춤에는 시대 철학이 깃들어 진 우리네 춤 근본이 살아 숨 쉰다. 뿌리 있는 기틀과 원리를 인식하고, 그를 바탕삼아 품어낸 이애주 춤은 민중의 영혼과 사상을 펼쳐 보이는 마력과도 같은 춤으로 읽힌다. 섬세하고도 장엄한 춤사위로 환희와 기쁨을 품어내어 이애주만의 춤 맛을 우려내고, 정갈하고 기품 있는 전통의 맛을 살려낸 것이다. 대를 이어 오며 예술적 번뇌와 역경을 이겨내고 이애주 당대에 그 극치를 만끽한 것이다. 춤의 미학적 형식과 의미가 두드러질 수밖에 없는 경지에 도달한 것도 이 때문이다. 이애주의 춤은 예술로서의 값어치뿐만 아니다. 그 속에 녹아내린 춤의 원리와 사상으로 감 싸워진 생명철학이 함께 동반되어 있다. 이는 춤으로써 신인(神人) 상생과 인인(人人) 화합을 끊임없이 추구하여야 올바른 춤이 되는 것이다. 그리하여 춤꾼의 내면적 감정을 표출하고 흥과 멋의 극대화를 통해 삶의 평정을 도모하기 위한 삶 속의 예술로 빛내려는 것에 방점을 찍는다. 그것이 춤꾼 이애주가 평생토록 소망하며 그렸던 이른바 신명을 불러일으키는 춤, 인위적인 것보다는 자연과 더불어 노는 생명의 춤으로 정착될 수 있다. 이애주의 춤에는 민중의
[우리문화신문=양종승 민속학자] 민속학자 양종승 박사가 공연참관과 면담조사를 통해 기록한 한국 무형유산 전승자들의 예술 생애를 <명인ㆍ명무 열전>으로 연재합니다. (편집자말) 평생 남북분단의 아픔을 안고서 세기의 무용가 최승희(1911-1967) 춤 정신을 이어왔던 한순옥 명무가 지난 2022년 2월 28일 세상을 떠났다. 속세에 젖은 현대인의 멍든 심신을 정화하고 흐릿한 정신을 달래주었던 예술가, 공허하고 허무한 내면세계를 자신의 기법으로 미적 세계를 기름지도록 극대화하며 윤택한 삶을 부추겼던 무용가 한순옥의 이름 석 자를 되새겨 본다. 대한민국예술원 회원이며 서울특별시 무형유산 한량무 보유자 조흥동은 한순옥을 “평생 올곧은 예술가의 자세로서 예술뿐만 아니라 삶 모두를 깨끗함의 상징처럼 사셨던 무용가”라고 회상하였다. 국가무형유산 승무 보유자 채상묵 또한 한순옥은 “권위적이지 않은 진실한 무용가로서, 그리고 군더더기 없이 늘 해맑은 춤새로 우리의 마음을 환하게 만들어줬던 깊이 있는 예술가”였다고 회고하였다. 한순옥의 담백한 춤 세계와 올곧았던 삶의 속내를 알 수 있게 하는 기억들이다. 미학적 자세를 앞세워 반듯한 춤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