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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나들이

[화보] 서울성곽 나들이, 혜화문에서 심우장까지





















[우리문화신문=최우성 기자] 12 중순이지만 겨울 추위가 좀 뜸해서 서울성곽 동쪽에 있는 혜화문을 거쳐 성곽길을 걸어보았다.


혜화문은 본래 현재 서울에서 의정부 방면으로 가는 대로의 중심에 있었던 문이나, 일제강점기 도로가 뚫리는 바람에 없어졌전 것을 본래 혜화문 위치에서 벗어난 언덕위에 복원한 성의 문루이다. 본래 위치에 세우려면 도로의 양 옆에 있는 성곽을 콘크리트 다리로 잇고, 그 위에 혜화문을 다시 이전해야 할 것이다.


복원된 혜화문을 돌아서 서울 성곽길을 따라 성북동으로 오르는 길 언덕에는 많이도 훼손되었던 성벽들을 부분적으로 복원하였고, 성벽의 외부에는 대부분 한국전쟁 이후 들어선 민가들로 마을을 이루고 있다. 성벽을 따라가다보면 성곽의 외부에서 내부로  내부에서 외부로 오고 갈 수가 있는데, 이를 따라 오르다가 암문에 이르러 외부로 나오면 성북동  북정마을이 있다.


그 마을의 민가 가운데 성북동 심우장이 있다. 심우장은 일제감점기 불교의 스님으로 민족시인으로 독립운동의 정신적 지도자였던 만해 한용운스님이 집을 짓고 살던 집이다. 심우장이란 스님들이 자신의 본성을 찾는 것을 소를 찾아 떠나서 가진 고생 끝에  소를 찾고 이를 길들여 집으로 돌아온다는 내용을 표현한 이름으로, 한용운 스님이 그 생의 말기에 일본의 조선총독부가 보기 삻다며 총독부가 보이지 않는 북향으로 짓고 살았던 집으로 많이 알려져 있다.


생활하기로보면 남향이 따사로운 햇살을 받아 좋기 마련이지만, 굳이 북향으로 집을 지어 자신의 지조를 굽히지 않겠다는 스님의 고집이 돗보인다.


스님은 광복이 되기 1년 전에 그리고 그리던 광복을 보지 못한채 세상을 떠났지만, 그가 평생을 그리면서 염원하던 조국광복이 된 후, 그의 공적을 사모하는 사람들은 그의 염원을 잊지 못하고 그의 행적을 기리며 여기 저기 기념관을 짓고 그리워하고 있다.


추운 겨울이 다가오자 심우장 아래 대로 변에는 서울시에서 세운 스님의 모습을 닮은 동상이 있고, 그 옆에는 빈자리도 마련하여 잠시나마 곁에 있는 듯, 앉아서 함께 사진도 찍을 수 있도록 하였다.


스님의 자취를 따라 보면서, 그가 그리던 조국을 그리며 읇었던 싯구가 생각난다.


"님은 갔지만 나는 님을 보내지 아니하였습니다". - 님의 침묵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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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우성 기자

최우성 (건축사.문화재수리기술자. 한겨레건축사사무소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