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6 (금)

  • 흐림동두천 1.0℃
  • 흐림강릉 1.3℃
  • 서울 3.2℃
  • 대전 3.3℃
  • 대구 6.8℃
  • 울산 6.6℃
  • 광주 8.3℃
  • 부산 7.7℃
  • 흐림고창 6.7℃
  • 흐림제주 10.7℃
  • 흐림강화 2.2℃
  • 흐림보은 3.2℃
  • 흐림금산 4.4℃
  • 흐림강진군 8.7℃
  • 흐림경주시 6.7℃
  • 흐림거제 8.0℃
기상청 제공
상세검색
닫기

달리기는 못해도 독서마라톤은 잘 할 수 있어

[서평] 《나가자! 독서 마라톤대회》, 글 정성현, 도서출판 꿈터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세상에 모든 것을 잘하는 사람은 없다. 잘 하는 것이 있으면 또 못하는 것도 있게 마련이다. 그러나 잘 하는 것을 찾지 못하고 못하는 것에 억눌려 의기소침하게 삶을 사는 사람들이 많다여기 그런 의기소침한 아이에게 잘 하는 것을 찾아주고 삶의 용기를 갖게 한 거북이 코치가 있다. 바로 정성현 작가의 동화책 나가자! 독서 마라톤대회》(오유선 그림, 도서출판 꿈터)에 등장하는 거북이인 것이다.


 이 책은 거북이와 토끼이야기를 비틀어 다른 시각으로 바라보게 했다. 달리기를 하자고 한 것은 빠른 토끼가 아니라 느린 거북이란 것이다. 그건 동무 토끼가 좋아하는 걸 함께 하고도 싶었고, 달리기를 잘하는 법도 배우고 싶었다는 새로운 발상이다. 그 반대로 토끼의 시각에서는 자기가 졌어도 동무 거북이가 좋다면 자기도 좋다는 생각을 했고 아울러 거북이를 기다리는 동안 빨리 달리느라 이제까지 보지 못했던 꽃과 나무 그리고 숲속에 함께 사는 친구들을 보고 놀랐다고 했다.

 

초등학교 3~4학년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한 책이지만 책을 읽다보면 어른들도 깨달아야 할 철학을 가르쳐주고 있다. 사실 그렇다. 세상을 혼자 살 때는 보이지 않던 많은 것들이 함께 삶으로써 참으로 넓은 세상을 확인하고 즐길 수 있는 것이다.

 

부모가 자식들을 가르치고 교사가 부모를 교육하는 과정에서도 이 책은 크게 깨달음을 준다. 같은 식구 사이에서도 동무들 사이에서도 더 나아가 사회 속에서도 함께 할 때만이 더 환한 삶을 살 수 있다는 것을 말이다. 또 경쟁만 하고 주변을 짓밟고 오르기만 하려는 틈 속에서는 나 자신도 소외되고 고통을 받을 수 있다는 것도 아울러 깨닫게 해준다. 거기에 더하여 내가 알고 있는 것만이 진리라는 편견도 버려야 함을 이 책은 소리없이 외치고 있다



 이 책의 장점은 억지로 아이들에게 그런 철학을 주입시키려 들지 않고 자연스럽게 가슴 속에 담아낼 수 있게 한다. 아이들이 보는 책, 아이들이 흥미롭게 볼 수 있도록 재미난 그림이 곁들여진 것도 칭찬할 만하다.     

 

다만 옥의 티가 있다면 토박이말이 더 좋은데도 버릇처럼 한자말을 더러 쓴 곳이 있다. 예를 들면 “6달 동안이면 더 좋을 것을 “6개월간이라고 한 것 따위인데  정말 잘 쓴 좋은 동화책이기에 토박이말에 대한 아쉬움이 든다. 한창 책 읽기를 해야할 세상의 아이들과  그 부모님 그리고 교사들에게 읽어볼 것을 권한다.


 

제각각 다른 능력들이 모여서 세상을 아름답게 빛낸다

[대담] 나가자! 독서 마라톤대회작가 정성현



- 어떻게 이런 동화를 쓰게 되었나?

 

나는 우리 아이들에게 엄마이면서 가르치는 선생님이기도 했다. 그런 과정에서 느낀 게 참 많다. 특히 독서마라톤이 얼마나 아이들의 자람에 큰 도움을 주는지 깨달았던 것이다. 또 소심하고 의욕이 없는 아이들에게 어떻게 하는 것이 그것을 극복할 수 있는지도 알 수 있었다. 그래서 그런 경험을 많은 이들과 나누고자 한 것이다.”

 

- 문학서, 아이들을 위한 동화는 처음 쓴 것인가? 어려움은 없었나?

 

사실 그동안은 비문학, 논리에 맞추는 글만 써왔다. 따라서 아이들을 위한 문체로 바꾼다는 게 좀 어려웠음을 고백한다. 그래서 이를 보완하려고 1년이라는 세월을 보냈다. 하지만, 어려웠다는 것보다는 아이들을 위해 정말 좋은 책을 내야한다는 생각에 다듬고 보태고 했던 과정이라고 보면 될 것이다.”

 

- 독서마라톤은 끈기가 필요한 일이어서 아이들이 이를 극복하기란 쉽지 않을 텐데

 

물론이다. 그래서 필요한 게 거북이 코치처럼 옆에서 이를 지켜보고 도와주는 사람이다. 그래서 도서관의 <독서마라톤> 사업은 크게 효과적이라고 본다. 앞으로 더욱 <독서마라톤> 사업을 확대해야만 할 것이다.”

 

- 책이 나온 뒤 사람들의 반응은 어떤가?

 

“()전국독서새물결모임 회장 임영규 교사는 주인공 호찬이가 거북이 코치의 도움으로 독서 마라톤을 완주한 후 친구들을 독서 마라톤의 세계로 이끌어주는 게 인상적이었다.’면서 이 책을 읽고 많은 어린이들이 또 다른 누군가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어린이로 성장하시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또 충청북도 중앙도서관 정선옥 독서교육팀장은 이 책에서 호찬이와 거북이 코치를 이어주는 것은 바로 책이었다. 둘은 책을 읽고 마음을 나누며 소통했다. 아이들이 이 책을 읽고 자신만의 마라톤에 도전하면서 자존감과 자신감을 키울 수 있기를 기대한다,’라고 말하는 등 좋은 평들이 이어져 오히려 다음에 더 좋은 동화를 써야 한다는 부담감도 갖게 됐다.“

 

- 책을 내면서 특히 얘기하고 싶은 게 있다면?

 

모든 것을 제시간 안에 빨리빨리 잘하는 어린이도, 항상 늦게 끝내거나 시간이 지나도 마치지 못하는 어린이들도 모두 저마다의 능력이 다를 뿐, 가장 귀하고 소중한 존재라는 것을 강조하고 싶다. 수많은 별이 어우러져 밤하늘을 빛내듯 제각각 다른 능력들이 모여서 세상을 아름답게 빛낼 수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