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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에 띄는 공연과 전시

독일 함부르크에서 만나는 100년 전 한국과 현대 한국

‘변화와 고요의 나라, 한국’ 특별전 열려

[우리문화신문=이한영 기자]  립민속박물관(관장 천진기)은 독일 함부르크민족학박물관(Museum für Völkerkunde Hamburg, 관장 Barbara Plankensteiner)공동으로 100년 전의 한국과 현대 한국의 생활문화를 소개하는 변화와 고요의 나라, 한국(Uri Korea, Ruhe in Beschleunigung) 특별전을 20171214()부터, 3년간 독일 함부르크민족학박물관에서 연다. 이번 전시에는 한국의 전통과 현대 생활문화를 보여주는 대동여지도’, ‘기산풍속도’, ‘철제은입사 손화로’, ‘배달용 오토바이’, ‘김치냉장고’, 한국 현대공예품 등의 자료 280여 점과 영상물이 소개된다.






 

질문을 던지다 : 독일? 한국?

전시 도입부에서는 급속한 경제 발전과 분단국가, 근면한 국민성과 같은 독일과 한국의 공통점을 언급하고 있다. 우리는 1945년 이후 마치 할리우드 영화에서 벌어질 것 같은 경제발전을 이루었다.”, “우리는 분단국가에 살고 있다.”, “우리나라 사람은 세계 최고의 일벌레이다.” 이를 본 독일 관람객은 한국이라는 낯선 나라에 친근함을 느끼면서 호기심을 가질 것이다.

 

독특하면서도 전통이 살아 숨쉬는 현대 한국을 만나다

1부는 현대 한국의 생활문화를 소개한다. 한국의 거리와 지하철, 아파트와 같은 공간을 통해 문화와 함께 피시방노래방 문화, 회식 문화, 배달 문화, 주거 문화 등 전통이 묻어나는 독특한 한국의 문화를 보여준다. 거리에서는 이 담긴 됫박, 떡볶이와 붕어빵을 소개하고, 지하철 재현 공간에서는 경로석과 성형 광고를, 104규모의 아파트 재현 공간에서는 한국 주()생활 용품과 K-pop 자료, 수험생 자료, TV 프로그램을 볼 수 있으며, 온돌을 체험할 수 있다.

 

독특한 문화와 물건: 배달문화, 회식문화, 소맥잔, 김치냉장고, 때수건




한국의 빠르고 다양한 물품과 음식 배달 문화를 보여주는 배달용 오토바이와 철가방, 배달음식 주문 책자, ‘배달의 민족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 광고가 전시된다. 또한, 서양인에게 낯선 삼겹살 회식 장면을 재현하고 삼겹살 불판과 소맥잔, 호출기, 회식 영상 자료를 전시한다. 이와 함께 한국인의 아이디어가 반짝이는 김치냉장고, 때수건, 효자손, 고무 코팅 목장갑, 짬짜면그릇, 커피믹스 등을 전시하는데, 상품을 바코드로 찍으면 상품 정보를 알 수 있도록 하여 한국 전시 기술을 선보인다.

 

현대 한국에 스민 전통을 엿보다

한국의 대표 사진작가 구본창의 백자시리즈 사진 작품이 전시된다. 백자의 아름다움을 작가 고유의 미감으로 해석한 점이 돋보이며, 특히 작가가 함부르크조형미술대학 출신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남다르다. 또한, 전통에 기반을 두고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현대 소반인 하지훈의 ‘Round Ban'과 김재경 작가의 ’Sang‘, 유기 반상기와 다기 세트 등도 전시되어 관람객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19세기 조선을 생생하게 만나다





1879년 창립한 함부르크민족학박물관은 100여 년 전 독일인 마이어(Heinrich Constantin Eduard Meyer, 1841~1926) 등이 수집한 기산풍속도등 한국 문화재 2,700여 점을 소장 중인데, 이들 자료는 19세기 생활상을 고스란히 담고 있으며 수집자와 수집 연대가 명확하여 학술적 가치 또한 매우 높다.

 

19세기 한국인의 인식과 가치, 미감을 보여주는 유물들

2부는 ‘19세기 한국 전통문화를 소개한다. ‘()’, ‘신분’, ‘유교’, ‘세계관으로 나누어, 당시 수집품 중 엄선한 140여 점의 자료를 통해 19세기 한국을 보여준다. 이번 전시에서는 보물급 문화재인 대동여지도를 비롯하여, ‘미인도’, ‘곽분양행락도’, ‘기산풍속도등 회화, ‘활옷’, ‘까치두루마기’, ‘후수등 복식, ‘전립등 다양한 모자, ‘철제은입사 손화로’, ‘버선장등의 민속품이 전시된다.

 

주목할 만한 유물로는 대동여지도미인도, 이 박물관의 대표 소장품인 기산(箕山) 김준근(金俊根)넉넉한 객주(客主)’, ‘망건장이’, ‘대상 제사 지내는 모습풍속도를 들 수 있다. 100년 전 생활상을 구체적으로 보여주는 풍속화 이외에도 흑립‘, ’전립‘, ’송낙등 다양한 모자는 당시 한국이 품격 있는 모자의 나라임을 보여준다.

 

새롭게 시도하는 한국 주제 공동전시




기존의 부분적 협업 수준에 머물던 해외 박물관과의 공동 전시와 달리, 이번 전시는 2015년부터 3년간의 준비 동안, 두 박물관의 큐레이터와 디자이너가 지속적인 상호 방문과 협의를 통해 공동으로 추진하였다. 따라서 이번 협업 전시는 향후 해외 박물관과의 교류 전시에 좋은 본보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 특히 이번 전시는 기존 한국 주제 전시에서 보여주었던 고미술품 위주에서 탈피하여, 전통과 현대를 아우르는 생활용품 전반을 동시에 다룬 전시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또한, 자료 전시에 그치지 않고 다양한 영상과 사진을 통해 현대 한국의 모습을 제대로 들여다볼 수 있는 자리이다.

 

3년 동안 열리는 이번 전시는 국립민속박물관과 함부르크민족학박물관이 19세기 한국 생활문화의 아름다움과 정신적 가치를 소개함으로써, 정치나 경제적 이슈, 스포츠 강국으로서의 현대 한국에 관한 인식을 넘어, 독일 관람객들이 전통과 현대를 아우르는 한국의 진정한 내면을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전통과 현대가 공존하는 한국의 모습과 역동성이 독일인들로 하여금 한국에 대한 호기심을 갖고 자연스럽게 한국을 찾게 되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