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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지족'의 시대 가고 '오감 검색'의 시대 온다

슬기로운 컴퓨터ㆍ손말틀(휴대전화) 쓰기를 위한 귀띔

[우리문화신문=이한영 기자]  평범한 가정의 평범한 어느 날 아침 풍경. 12살 아이가 졸린 눈을 뜨지도 못한 채 허공에 외친다. “헤이 카카오~ 블랙핑크 노래 틀어줘.” 잠시 후 어른 주먹만 한 스피커에서 요즘 소위 핫하다는 걸그룹의 노래가 흘러나온다. 출근 준비 중이던 아버지도 거든다. “오늘 날씨 어때?”. 오늘의 뉴스 알려줘같은 주문도 한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포털 사이트를 찾아 들어가서 키워드를 입력해야만 알 수 있던 것들이 이제는 사람의 음성을 인식해 검색해 내는 시대다.

 

책상 위에 놓인 인공지능 스피커 덕분이다. 물론, 아직 인공지능 스피커라 해도 사람이 검색하고자 하는 대상을 알지 못 하면 무용지물이긴 하다. 그래도 낙담할 필요 없다. 궁금한 것이 눈앞에 있다면 슬기전화(스마트폰)를 꺼내 사진을 찍기만 하면 그것의 정체를 알 수 있다. 앞으로 검색은 얼마나 더 발전할까?

 

인터넷의 역사는 검색의 역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우리나라의 네이버나 다음 등 포털사이이트나 해외의 구글은 검색 기능을 제공하는 웹 페이지에서 시작됐다. 1990용 상업용 문서 검색 솔루션이 나온 후 1993년 인터넷의 보급과 함께 알타비스타, 야후 같은 업체들이 웹 검색 엔진을 통해 디렉토리 검색 같은 비교적 간단한 검색 기능을 제공한 게 시초다. 1999년에 설립된 네이버 역시 사이트 검색 위주의 디렉토리 서비스가 주된 서비스였다


   

웹 검색의 시초라고 할 수 있는 야후의 경우 1994년 스탠퍼드 대학교 전기공학과에 재학 중이던 제리 양과 데이비드 파일로가 박사학위 논문 작성을 위해 필요한 사이트들을 쉽게 찾아보려고 웹 사이트들을 분류한 것을 다른 사람들과 공유하다가 탄생했다. 야후의 검색 기능은 특정 키워드를 입력하면 야후 자체에서 제작한 웹 디렉토리를 이용한 결과를 보여주었다. 이때 비슷한 시기에 등장한 검색엔진 업체들이 웹크롤러, 라이코스, 인포시크, 알타비스타, 익사이트, 잉크토미 같은 업체들이었다.

 

웹 검색에 있어 커다란 획을 긋는 서비스는 1997년 래리 페이지와 세르게이 브린이 만든 검색엔진 구글이다. 구글은 페이지랭크(PageRank)라는 검색 알고리즘으로 만들었는데 워낙 뛰어난 검색결과를 보여주어 검색 서비스 시장을 천하통일했다.

 

우리나라에서는 복잡한 한글의 특성 때문에 외국 검색업체들이 들어오지 못하고 네이버나 다음, 네이트가 시장을 지배하다가 몇 년 전부터 70%가 넘는 점유율을 차지하던 네이버의 아성을 구글이 점차 파고 들어가는 양상이다. 구글이 이처럼 독점적인 네이버의 아성을 뚫을 수 있었던 건 다양한 검색 기능 덕분이다. 그것은 사용자 경험(UX, User eXperience)을 부각시키는 새로운 검색 서비스들이다.

 

새로운 검색 서비스들의 등장

 

키워드 위주의 기존 검색 서비스에 변화가 생긴 건 슬기전화가 등장하면서부터다. 슬기전화에 검색하기 위해 키워드를 입력해야 하는 불편함을 해소하기 위해 음성 검색, 이미지 검색, 영상 검색, 로컬 검색 등이 나타나기 시작한 것이다.

 

이미지 검색의 경우 구글이 기존 데이터베이스에 있는 이미지 가운데 비슷한 이미지를 모아서 보여주는 서비스로 시작했는데 네이버나 카카오 등에서도 서비스를 출시해 지금은 꽃이나 낙엽, 나무, 동물 이미지를 올리면 이름을 알려주는 서비스로 발전했다.

 

네이버 웹 검색 고도화를 위한 그리핀(Griffin) 프로젝트를 통해 수집된 다량의 웹 문서 중 고품질의 이미지를 네이버 이미지 검색에 반영, 대규모 이미지 데이터베이스 수집과 정제 기술 증가한 데이터베이스 규모에 따른 대규모 이미지 데이터 처리 시스템 이미지 품질 평가와 관련된 기계학습 시스템 등 다양한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하고 있다.

 

실시간으로 수집된 데이터베이스들은 이미지 정보가 가지고 있는 많은 텍스트 정보 중 신뢰도 높은 텍스트를 자동 추출하고, 인공지능 통번역 기술을 기반으로 다국어를 대응하거나 성인 이미지를 자동으로 분류하는 정제 기술을 거치고 있다.

 

네이버의 이미지 검색은 주어진 멀티미디어 데이터에서 색, 질감, 모양과 같은 속성(feature)들을 자동으로 추출하고 이를 기반으로 검색하는 방법이다. 이 방법은 멀티미디어 데이터로부터 내용에 해당되는 속성을 자동으로 추출하는 시스템의 기능을 이용하기 때문에 사람이 일일이 주석을 할 필요가 없어 주석 기반 검색의 문제점을 해결할 수 있다고 한다.

 

구글도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해 이미지를 인식하는 구글 렌즈를 발표했다. 앱을 실행한 뒤 슬기전화 카메라를 꽃에 가져다 대면 꽃의 이름이 무엇인지, 환경 조건이 무엇인지 등에 대해 알려준다. 또한 음식점 간판을 찍으면 식당 차림표와 이용자들의 평점도 볼 수 있고, 공연 전단을 찍으면 공연을 예매할 수 있는 우리집에 연결해준다.

 

“###! 내 취향에 맞는 것을 찾아줘

 

이미지 검색 못지않게 음성 검색도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앞서 예로 든 인공지능 스피커처럼 음성을 통해 다양한 검색이 가능한데, 사용자가 음성으로 명령을 하면 음성 인식 모듈이 음성 신호를 분석해 음성을 글자로 변환하고 자연어이해 모듈이 글자를 분석해 사용자의 의도를 판단한 후 대화 관리 모듈이 과거 대화 문맥과 지식 데이터베이스를 기반으로 가장 적합하다고 판단하는 답변을 제공하거나 기능을 실행하는 과정을 거친다고 한다.

 

최근엔 취향 검색도 등장했다. ‘나도 모르는 내 취향을 찾아준다는 슬로건을 내건 이 검색 서비스는 개인에게 최적화된 취향을 찾아주는데, 예를 들어 웹툰의 경우 몇 가지 상황별 제시어만 선택하면 이야기, 그림체, 소셜 반응 등을 반영한 취향 검색 결과를 보여준다고. 웹툰 뿐만 아니라 스타, 영화, 와인, 맥주 등의 취향 검색이 가능하다.

 

지난 30년 가까운 기간 동안 검색은 키워드가 지배해 왔다. 이젠 슬기전화를 필두로 인공지능과 빅데이터의 기술 등이 결합되면서 검색의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다. 키워드 검색의 시대는 가고 오감을 활용한 검색의 시대가 다가오고 있다.

                                                                                           AhnLab 콘텐츠기획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