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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에 띄는 공연과 전시

‘종묘제례악’으로 평창올림픽 성공 비손

국립국악원, 어제 예악당 무대 만석, 김정숙 여사도 관람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대한민국 국가무형문화재 제1호는 조선시대 역대 임금과 왕비 신위를 모신 사당(종묘)에서 제사를 지낼 때 무용과 노래와 악기를 사용하여 연주하는 종묘제례악이다. 종묘제례의식의 각 절차마다 보태평과 정대업이라는 음악을 중심으로 조상의 공덕을 찬양하는 내용의 종묘악장이라는 노래를 부른다. 또 종묘제례악이 연주되는 동안, 문무인 보태평지무(保太平之舞, 선왕들의 문덕을 칭송)’와 무무인 정대업지무(定大業之舞, 선왕들의 무공을 찬양)’가 곁들여진다. 그야말로 악가무가 하나 되는 완벽한 예술이다.

 

종묘제례악은 본래 세종 29(1447) 궁중회례연에 사용하기 위해 창작하였으며 세조 10(1464) 제사에 맞게 고친 후 지금까지 전승되고 있다. 종묘제례악은 조선시대의 악가무 곧 기악연주와 노래춤이 어우러진 궁중음악의 정수로서 배달겨레의 문화적 전통과 특성이 잘 나타나 있으면서도 외국에서는 볼 수 없는 독특한 아름다움을 지니고 있다. 이 대한민국 국가무형문화재 제1호 종묘제례악은 현재 유네스코 무형문화유산 대표목록으로 올라 있다.

 

그 종묘제례악이 2018 평창 동계올림픽의 성공적인 개최를 위해 어제 22일 밤 8시 역대 최대 규모로 국립국악원 예악당 무대에 올랐다. 평창 동계올림픽의 성공적인 개최를 비손하는 겨레의 염원과 세계인의 화합을 조상에게 고하는 형식으로 연주는 시작되었다.


 



평소에 볼 수 없는 박편경편종 따위가 등장하고, 우리의 전통악기가 총동원되었다. “, ...” 먼저 타악기 <()>이 종묘제례악의 시작을 고한다. 네모진 나무 상자 윗판에 구멍을 뚫고 그 구멍에 나무 방망이를 세워 상자 밑바닥을 내려치는 모양새다. 축을 치는 수직적인 동작은 땅과 하늘을 열어 음악을 시작한다는 의미다.

 

이어서 절고(節鼓)와 박()을 치면 종묘악장을 노래하고, 일무()가 펼쳐진다. 그야말로 웅장한, 세계에 또 없는 조선의 제례음악이 열린다. 공연 내내 청중은 숨을 죽인다. 물론 제례음악이기에 그렇기도 하지만 대규모 공연단의 춤과 음악에 청중이 빨려 들어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공연의 마지막은 호랑이를 본뜬 모양의 등줄기에 톱날처럼 생긴 톱니가 있는 악기 ()”가 맡았다. “툭 차르르르~” 연주자는 둥근 대나무 끝을 아홉 갈래로 쪼갠 채로 호랑이의 머리를 세 번 치고는 나무 톱을 꼬리 쪽으로 한 번 훑어 내린다. 어를 치고 나면 박을 세 번 울려서 종묘제례악을 완전히 끝낸다.


 


종묘제례악공연은 20159월 한프랑스 상호교류의해 개막작으로 프랑스 파리의 국립샤이오극장에서 선보인 바 있다. 당시 가장 큰 규모로 선보였던 종묘제례악공연의 유료 객석은 전석 매진되었고, 현지 평론가과 예술가들에게 큰 호평을 받아 한국 전통 예술의 정수를 깊이 있게 전하는데 큰 이바지를 했다.

 

이번 공연은 프랑스 공연보다 규모를 확대하여 국립국악원 정악단 57, 무용단 32명 모두 99명의 국립국악원 단원이 종묘제례악의 음악과 춤(일무, 佾舞) 전체를 선보이고, 종묘와 평창 올림픽을 형상화한 무대 디자인으로 공연 예술로의 가치를 높인 작품으로 꾸몄다.

 

또한 청중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한문과 한글 해설에 악장의 흐름을 공감할 수 있도록 한자의 병음(노래하는 발음)을 제시하여 음악과 춤, 제례의 의미를 전달해 호평을 받았다. 그뿐만 아니라 이번 공연은 문재인 대통령의 부인 김정숙 여사가 관람한 것은 물론 객석에 청중이 만석을 이루어 국립국악원 측은 즐거운 비명을 질렀다는 뒷얘기도 들렸다.


 



경기도 화성시에서 온 청중 정성진(47, 교사) 씨는 오늘 나는 종묘제례악을 처음 접했고, 드디어 대한민국 국민으로서의 자격을 얻은 듯하다. 우리의 국가무형문화재 제1호이며, 유네스코 무형문화유산 대표목록으로 올라있는 종묘제례악을 한 번도 직접 들을 수 없어 마음의 부담을 느껴온 나로서는 이제야 큰 숙제를 하나 풀었다. 물론 어려운 음악이었지만, 품격 있는 한국의 전통 예술유산의 정수를 접한 것에 내 가슴은 정말 뿌듯하고하다고 말했다.

 

종묘제례악으로 조상에게 2018 평창 동계올림픽의 성공적인 개최를 고한 만큼 평창동계올림픽의 성공과 세계인의 화합은 이제 무리 없이 이루어지리라는 믿음을 가져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