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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치 그리고 행사

새로운 도전, 예비 이야기할머니들의 이야기

제10기 아름다운 이야기할머니 면접

[우리문화신문=이한영 기자]  416일 아침 1040, 서울의 한 빌딩에 아름다운 이야기할머니라는 새로운 도전을 향해 꿈을 품은 할머니들이 모였다. 백발이 성성하신 분, 새로 파마를 하고 오신 분, 한복을 차려입고 오신 분 등 오늘을 위해 곱게 단장하신 노력이 묻어나는 모습이었다. 사전에 공지된 시간보다 훨씬 먼저 면접장 앞에 도착해서 긴장된 모습으로 접수를 기다리셨다.

 

면접진행요원이 접수대에서 접수 시작을 알리자, 흩어져서 대기하고 계셨던 할머니들이 접수대를 향해 한 줄로 줄을 맞춰서 섰다. 한 시간에 63명의 할머니가 31조를 이뤄 면접을 보다보니, 접수를 위해 한 줄로 늘어선 줄이 꽤 길었다. 할머니들은 차례대로 신분증을 제시하고, 접수번호를 확인한 후에 면접 대기실에 입장했다.

 

면접 대기실은 긴장된 분위기 속에서 침묵이 흘렀다. 꽉 다문 입매 사이로 결연한 의지가 보이는 할머니들이 대다수인 반면, 옆자리에 앉아 계신 분과 눈인사를 건네거나 가벼운 수다로 면접에 대한 긴장과 떨림을 잊어보려는 할머니도 계셨다. 대기실이 할머니들로 꽉 찰 무렵 면접 접수 시간이 마감되었다. 면접에 대한 유의사항을 안내받은 후 면접을 위한 조를 편성 받았다. 먼저 이름이 불린 할머니들이 짐을 챙겨들고 자리를 떴다.

 

20분씩 진행되는 면접시간. 면접실에 순서대로 들어서는 할머니들을 면접관들이 웃으며 반겼다. 할머니들의 긴장을 풀기 위한 간단한 질문이 오고간 후 본격적인 면접이 진행됐다. 그리고 서류합격자 발표 때 함께 공지되었던 3편의 이야기 중 하나를 1분 남짓 구술을 할 시간이 주어졌다. 집에서 원고 종이가 다 구겨지고 헤지도록 외우고, 손말틀(휴대전화)에 녹음하며 연습했건만 첫 문장 운을 떼자마자 턱 막혔다. 이를 안쓰럽게 여긴 면접관은 그 다음 문장을 넌지시 알려주었고, 할머니는 그제야 머릿속에 떠오른 이야기를 이어서 구술할 수 있었다.

 

그 사이 면접장 밖에는 할머니 세 분이 의자에 앉아서 다음 순서를 기다리고 있었다. 안에서 무슨 대화가 오고가는지 궁금하기도 하지만, 외워온 이야기를 잊어버릴 새라 입 속으로 웅얼거리며 마지막까지 점검을 했다. 긴장감이 극에 달할 즈음 면접장의 문이 열리고, 먼저 면접을 보러 들어갔던 할머니들이 나왔다. 민망한 표정과 황망한 표정, 웃음기가 묻은 표정 등 다채로운 표정이었다. 대기 중이던 할머니들은 안에서 무슨 질문을 했는지 물어보고 싶었지만 곧바로 입실했다.

    


면접을 마치고 나온 할머니들에게 어떻게 지원하게 되셨는지, 이 도전에 대한 기대감 물었다. 강정수 할머니(수도권, 57)젊어서 은행원으로 잠시 일을 했지만, 이미 퇴직한지 20년이 지났고, 부모님을 요양하며 살았죠. 이제는 즐거운 봉사를 찾아봐야겠다 싶었는데, 마침 신문에서 이야기할머니 공고를 보고 마감이 임박해서 접수했어요. 제 장점인 맑은 목소리와 평소 칭찬을 잘하는 점을 적극 활용할 수 있겠다는 기대감이 있어요. 자기소개서도 스스로 써보고 이제 이야기할머니를 시작으로 뭐든 도전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자신감과 스스로 자부심이 생겨서 즐거워요.”라며 새로운 도전에 대한 즐거움을 드러냈다.

 

또한 윤영희 할머니(수도권, 60)현재 이야기할머니 활동을 하고 있는 지인이 알려줘서 지원하게 됐어요. 이 나이 때가 되면 보통 우울감이 찾아오는데, 이야기할머니 활동을 하면 생활이 활기차고, 목표가 있는 삶으로 변화한다고 하더라고요. 평생 주부로만 살았는데, 사실 대학 때부터 교육에 대한 관심이 있었어요. 아름다운 이야기할머니를 지원하면서 몇 십 년 만에 그 꿈을 실현해볼 수 있다는 기대감이 생겼어요.”라며 젊었을 때 못다 이룬 꿈을 꿀 수 있게 해줘서 고맙다고 말했다.

 

이렇게 할머니들의 다양한 꿈을 향한 새로운 도전인 제10기 아름다운 이야기할머니 선발을 위한 면접심사가 서울을 포함한 전국 6개 권역에서 416()부터 419()까지 진행된다.

 

550명 선발에 1,991명 지원하여 3.62:1 경쟁률 보여



10기 이야기할머니 선발모집은 지난 27일부터 316일까지 약 한 달 동안 만 56(1962년생)에서 만 70(1948년생)까지의 여성 어르신을 대상으로 지원서를 접수받았다. 접수 결과, 550명 선발에 모두 1,991명이 지원하여 3.62:1의 경쟁률을 보였다. 특히 서울 동남권 지역으로 묶인 강동구와 송파구는 2명을 선발하는데, 54명이 지원하여 27:1의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선발은 1차 서류전형과 2차 면접전형 두 단계로 진행되는데, 1차 서류전형은 응시자가 정해진 기준에 적합한지 여부를 판단하여 결정된다. 그 결과 1,851명이 면접의 기회를 갖게 되었다. 416()부터 419()까지 진행되는 면접심사를 통해 이들 중 최종 550명만이 예비 아름다운 이야기할머니로서 교육받을 자격이 주어지는데, 최종합격자는 53() 이야기할머니사업단 누리집(http://www.storymama.kr)을 통해 발표될 예정이다.

마지막으로 선발된 예비 이야기할머니들은 5월 중순부터 사업 주관기관인 한국국학진흥원(경북 안동)에서 진행되는 23일 과정의 신규교육과 매월 1회 권역별로 진행되는 월례교육(6~11, 모두 6) 등 연간 60여 시간의 교육을 모두 이수하면 수료를 할 수 있다. 수료를 한 후에야 2019년부터 기존에 활동하던 2,400여 명의 1~9기 이야기할머니들과 함께 거주지 인근의 유아교육기관에서 본격적으로 활동을 시작하게 된다.

 

아름다운 이야기할머니사업은 2009년 대구경북 지역에서 처음 시작하였으며, 이야기할머니가 유아교육기관을 직접 방문해 유아들에게 선현들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유아들에게는 올바른 인성함양 기회를, 여성 어르신들에게는 사회 참여 기회를 제공하며, 전통문화 전승과 조손세대 간 소통을 도모한다. 세대를 뛰어넘는 정서적 교감과 교육적 효과가 큰 것으로 입소문을 타면서 올해에는 2,400여 명의 이야기할머니와 7,300여 개의 유아교육기관이 참여하여 약 47만 명의 유아들과 세대 간 따스한 정을 나눌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