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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에 띄는 공연과 전시

국립극장 완창판소리 ‘정미정의 춘향가_만정제’

김소희의 무릎제자가 부르는 만정제 춘향가의 진수
국립창극단 전성기를 견인하는 중견단원의 격조 높은 소리

[우리문화신문=정석현 기자]  10월 27일 토요일 낮 3시, 국립극장(극장장 김철호) 하늘극장 무대에 올라갈 국립극장 완창판소리 10월 공연은 국립창극단 중견단원 정미정이 스승 김소희에게 직접 가르침을 받은 만정제 ‘춘향가’이다.

 

만정제 춘향가는 고 명창 김소희(1917~1995)의 호 ‘만정’에서 따온 춘향가의 한 유파다. 당대 으뜸 여류명창인 이화중선의 소리에 매료되어 판소리에 입문한 김소희는 근대 명창 송만갑ㆍ정정렬 등에게 가르침을 받으며, 자신만의 독보적인 소리 세계를 구축했다. 김소희의 대표적인 소리는 단연 ‘춘향가’. 문화재 제도가 시행된 해인 1964년에 만정 김소희는 국가무형문화재 제5호 인간문화재로 지정됐고, 많은 제자들이 그의 문하에서 만정제 ‘춘향가’를 전수받았다. 이러한 김소희 명창의 무릎제자로 알려진 이가 국립창극단의 대표적인 중견단원 정미정이다.

 

 

목포가 고향인 정미정은 초등학교 6학년이 되던 해에 목포시립국악원에서 가야금으로 국악에 입문했다. 14살부터 본격적으로 소리 공부를 시작했는데, 첫 소리 길을 닦아준 이는 전라남도 보성을 기반으로 활동하던 정권진(1927~1986) 명창이다. 정권진은 정응민 명창의 아들이자 1970년 ‘심청가’로 국가무형문화재 제5호 판소리 예능보유자로 지정되었다. 정미정은 과거 세습 예인들이 그러했듯 정권진 명창의 집에서 숙식하며 소리를 체득했다.

 

정권진 명창에게 소리를 가르침을 받은 정미정은 서울국악예술고등학교에 진학해 김소희 명창을 만난다. 1984년 전주대사습놀이 차상ㆍ동랑예술제 최우수상을 수상하며 젊은 소리꾼으로서 인정받던 정미정은 대학교 4학년 때 결핵 판정을 받아 실의에 빠진다. 하지만 제자가 병마에 꺾이지 않길 바랐던 스승 김소희의 권유로 정미정은 국립창극단 입단 시험을 준비했고, 기적처럼 목이 트였다.

 

1989년에 국립창극단에 입단한 정미정은 창극 ‘배비장전’의 주인공 애랑 역, ‘흥보가’의 흥보 처 등을 맡았고, ‘트로이의 여인들’ ‘코카서스의 백묵원’ ‘안드레이 서반의 다른 춘향’ 등에 캐스팅되어 국립창극단 중견단원으로서 창극의 전성기를 견인하고 있다.

 

 

생전에 “판소리가 더 많은 사람들에게 이해를 받고 더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게 되기를 바랄 뿐”이라고 했던 스승 만정 김소희의 유지를 받들어 소리 공부뿐만 아니라 배우로서의 노력도 늘 게을리 하지 않고 있다. 2016년에는 제20회 송만갑판소리고수대회에서 판소리 부문 대상을 수상하는 등 동시대 여류 명창의 반열에 올랐다. 국립창극단의 대표 중견 명창 정미정이 스승의 노래를 부르는 완창판소리, 탄탄히 쌓아올린 소리공력을 깊어가는 가을 국립극장에서 만날 수 있다.

 

국립극장 완창판소리는 판소리 한 바탕을 처음부터 끝까지 감상하며 그 가치를 오롯이 느낄 수 있는 처음임은 물론 가장 오래되었으며, 동시에 으뜸의 완창 무대다. 1984년 12월 ‘신재효 타계 100주기 기념’으로 처음 시도된 후 1985년 3월 정례화된 이래, 현재까지 한 해도 거르지 않고 34년 동안 공연됐다.

 

박동진ㆍ성창순ㆍ박송희ㆍ성우향ㆍ남해성ㆍ송순섭ㆍ안숙선 등 당대 최고의 명창들이 올랐던 꿈의 무대로, 지금도 전통의 정체성을 지키며 소리 공력을 쌓고 있는 소리꾼들이 국립극장 완창판소리를 통해 관객과 만나는 중이다. 한편, KBS 프로듀서와 제9대 국립창극단장을 역임한 바 있는 정회천 전북대학교 교수가 올 상반기에 이어 하반기에도 완창판소리의 해설과 사회를 맡는다.  

 

입장권은 전석 2만원이며, 8살 이상 입장할 수 있고, 공연시간은 중간휴식 포함 3시간 30분이 될 예정이다. 예매와 문의는 국립극장 누리집(www.ntok.go.kr)을 참고하거나 전화 02-2280-4114로 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