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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치 그리고 행사

아시아 목판의 문화사 인식과 비교

2018 국제목판보존연구협의회(IAPW) 국제학술대회 열려

[우리문화신문=이한영 기자]  한국국학진흥원(원장 조현재)은 문화체육관광부(장관 도종환)의 지원을 받아 2018년 10월 30일 ~ 31일 이틀 동안 서울대학교 규장각 한국학연구원에서 ‘2018년 국제목판보존연구협의회(IAPW : International Association for Printing Woodblocks, 아래 목판협) 국제학술대회’를 연다.

 

한국의 목판인쇄는 세계사적으로 그 가치를 인정받아 해인사의 <팔만대장경> 뿐 아니라 한국국학진흥원의 <유교책판>이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되었으며, <한국의 편액> 역시 아시아ㆍ태평양지역 기록유산에 오른 바 있다. 한국의 목판 인쇄술이 일찍부터 발달했던 까닭은 국난을 극복하기 위해 나라 주도로 불교 경전을 만드는 한편, 민간의 지식인들 또한 평소 갈고 닦은 학문, 지식을 목판에 새겨 후대에 전승하는 등 문자기록을 통해 당대의 역사, 문화를 계승하려는 의지가 강했기 때문이다.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된 아시아의 목판들, 그 가치를 조명하다

 

비단 한국 뿐 아니라 중국과 일본을 비롯한 동아시아국가들도 일찍부터 목판인쇄술을 발달시켜왔다. 한국을 비롯한 중국과 베트남, 일본 등 동아시아 나라들은 목판을 통해 책을 인쇄하고 지식을 전파했다. 불교 경전을 출판하여 신앙을 공고히 했으며, 유교적 지식의 전파를 통해 도덕공동체를 만들고자 노력했다.

 

근대에 접어들어 대량 인쇄술의 발달로 목판 인쇄는 그 가치를 잃어버렸지만, 목판을 통해 지식을 공유하고 삶의 기억들을 기록으로 남기려 했던 흔적은 아시아 여러 나라들에 고스란히 남아 있다. 이러한 흔적을 찾아 여러 나라들의 목판 인쇄가 지닌 공통점과 특수성을 견주는 작업은, 목판을 통해 인류보편의 가치를 지성사적 측면에서 재평가하는 중요한 계기가 되리라 본다.

 

 

올해로 4회째를 맞이하는 목판협 국제학술대회의 주제를 <아시아 목판의 문화사-인식과 비교>로 잡은 까닭도 여기에 있다. 아시아 각 나라의 다양한 목판 인쇄 문화를 조명하고, 그 공통점과 차별성을 확인하기 위한 것이다. 이번 학술대회에서는 특히 한국과 중국, 일본, 베트남 등의 목판 관련 전문 연구자와 목판협에 소속되어 있는 전문 연구기관들이 참여하여, 각 나라 목판 판각의 다양한 문화적 배경과 그 의미들을 확인하였다.

 

각국의 참가자들은 각 나라에서 목판을 판각했던 까닭과 그것이 가지고 있는 가치, 나아가 금속활자와 목판의 차이점 등에 대한 심도 깊은 연구성과를 발표하였다. 특히 베트남은 각 지역에서 만든 목판 인쇄의 다양성을 중심으로 베트남 목판의 가치를 조명하였으며, 중국은 활자 인쇄술이 가지고 있는 가치와 활용방안을 발표하였다.

 

한국 역시 유교책판의 판각 이유와 그 의미, 그리고 나라 주도의 출판문화가 형성된 배경 등도 새롭게 조명하였다. 이로써 한국의 목판 인쇄가 아시아 안에서 어떠한 위상을 지니는지, 특수성과 유사성을 밝히고자 하였다.

 

목판협, 목판보존과 연구를 위한 국제연대를 모색하다

 

 

목판협은 현재 4개국(한국, 중국, 일본, 베트남) 11개 기관이 참여하고 있는 국제목판보존연구협의회로, 2015년 한국국학진흥원과 양주중국조판인쇄박물관의 주도로 출범하였다. 목판 인쇄가 발달했던 나라들을 중심으로 각 나라의 목판 보존 현황을 공유하고, 목판 문화의 항구적인 보존을 위한 다양한 연구를 진작하기 위한 목적에서 설립되었다. 특히 이 목판협이 중요한 이유는 유네스코가 지정한 목판 관련 기록유산 소장 기관들이 참여하는 정기모임의 성격을 띠기 때문이다.

 

현재 팔만대장경(한국, 해인사)과 유교책판(한국, 한국국학진흥원), 그리고 응우웬 왕조 목판(베트남, 베트남 국가기록원 제4분관)등 세계기록유산을 보유한 기관들이 참여하고 있으며, 유네스코 아시아・태평양 지역 목록에 오른 베트남 푹장서원과 영엄사 목판 소장 기관들도 참여하고 있다. 또 목판을 제작하여 책을 인쇄하는 전통 제책 방식 기술을 유네스코 인류무형유산으로 등재한 양주 중국조판인쇄박물관(중국) 역시 여기에 참여하고 있다.

 

학술대회를 주관하는 국제목판보존연구협의회는 한국국학진흥원과 양주중국조판인쇄박물관 관장이 공동의장을 맡고 있으며, 베트남 한놈연구소 소장인 응우엔 뚜언 꿍 박사와 일본 나라대학 명예 교수인 나가이 카즈아키 교수가 부의장직을 맡고 있다.

 

한국국학진흥원 이상호 기록유산센터장은 “이번 학술대회를 계기로 한국국학진흥원을 비롯한 목판협의 모든 회원 기관이 국제적으로 공인된 기록유산을 어떻게 보존하고 활용할 것인가에 대한 깊이 있는 논의를 진행함으로써 목판 인쇄가 지닌 지성사적 의미를 재해석하고 그것의 항구적인 보존을 위해 노력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