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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거리

35년 전 홍이경 자매 ‘아리랑’, 이탈리아가요제 은상

어제 음반 기증식 가져, “문경새재아리랑제”가 거둔 성과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1970년 지구레코드가 발매한 음반으로 5살 어린이 가수 박혜령의 <검은 고양이 네로>가 국내 가요계에 선풍을 불러일으킨 적이 있다. 그러나 이 노래는 1969년 이탈리아의 동요제인 제11회 제키노 도로에서 3위를 수상한 〈검은 고양이가 갖고 싶었어(Volevo un gatto nero)〉가 원곡이었다.

 

그 ‘제키노 도로 동요제’ 제26회에서 1983년 홍이경ㆍ이진 자매가 ‘아리랑(COREA - ARIRANG)’으로 참가하여 당당히 은상을 받았지만 이는 국내에 알려지지 않았다. 이 동요제는 1959년 제1회 대회를 열었고, 올해로 61회를 맞이한 동요제로 이탈리아 어린이들 말고도 국제적으로 참가 신청이 되는 권위 있는 음악경연대회다.

 

 

 

 

당시 발매된 음반 표지를 보면 홍이경ㆍ이진 자매를 정확히 6.5살, 4살로 표기했다. 그 주인공들은 13일 낮 3시 서울 종로구 에스타워에 나와 그날의 감동을 전해줬다. 녹음된 자매의 아리랑은 이탈리아어와 한국어로 불렀고 어린이합창단이 함께 했다.

 

그리고 자신들의 노래 ‘아리랑(COREA - ARIRANG)’이 수록된 음반을 “디아스포라아리랑 제11회 문경새재아리랑제”를 여는 고윤환 문경시장에게 기증했다.

 

음반을 기증한 뒤 자매는 “‘아리랑’은 우리 겨레 모두에게 의미 있는 노래이어서인지 언제 들어도 가슴에 와 닿는다. 어릴 때 그저 좋아서 아리랑을 불렀지만 그때 부른 노래 또 그 노래가 녹음된 음반이 아리랑을 알리는데 이바지 할 수 있다니 감격스럽다.”라고 말했다.

 

홍이경 씨(42)는 당시 이탈리아에 유학을 하고 터전을 잡은 아버지 덕에 이탈리아 국제학교에 다니게 되었는데 가요제 관계자가 학교에 와서 자매를 동요제에 참가하도록 해 동생 이진 씨(39)와 함께 참가했다고 한다.

 

 

 

음반을 기증받은 고윤환 시장은 “아리랑 가사에 ‘문경새재는 웬 고갠가 구부야 구부구부가 눈물이 난다’라는 가사가 있다. 아리랑을 부른 자매도 문경새재를 올라보면 그 의미를 알게 될 것이다. 문경은 아리랑도시로 아리랑 전승의 중심지 역할을 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35년 전 이탈리아에서 아리랑의 아름다움을 전한 자매의 공로에 시민들을 대신해서 고맙다는 말씀 드린다.”라고 인사를 했다.

 

이 음반을 발굴해서 공개한 한겨레아리랑연합회 김연갑 상임이사는 ‘홍이경ㆍ이진 자매가 이탈리아 음악경연대회에서 은상을 받은 것은 한국인 최초의 국제경연대회 수상일 것이다. 따라서 우리가 그동안 모르고 있었던 이 사건은 정말 대단한 일이며, 아리랑의 세계화에 큰 의미가 있는 일이다.“라고 말했다.

 

또 김연갑 이사는 ”1986년 KBS 특집방송 ’아리랑 아라리요‘ 준비를 하면서 KBS 사장이 건네준 카세트테이프를 받아서 방송했는데 이후 아쉽게도 분실했다. 최근 아리랑제를 준비하면서 음반의 존재를 알게 돼 어렵게 수소문하여 자매와 연락이 닿았고, 음반을 기증받게 됐다.’면서 감동스러워 했다.

 

 

 

 

기증받은 이 음반은 오는 12월 10~11일에 문경문화예술회관에서 열리는 “디아스포라아리랑 제11회 문경새재아리랑제”에 소개하고 이후 문을 열게 될 아리랑기념관에 전시될 예정이다.

 

이번 열리는 디아스포라아리랑제는 나라밖 동포 3세들이 문경새재아리랑을 부르고, 국내 참가자들은 러시아, 중국, 일본 등 동포들의 아리랑을 부르게 함으로서 최초로 세계와 소통하고 나라밖 동포들과 소통하는 마당이 될 예정이다. 특히 이번 아리랑제는 전야제와 본 행사 개막 때 사할린 4세 신아리나의 사할린아리랑과 고려인 3세 스텝핀 브라디미르의 축무 왈츠아리랑이 관심을 모으고 있으며, 러시아 홈스크 마리아 유리나가 문경새재아리랑을 우리말과 러시아말로 부르는 것도 눈길을 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