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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에 띄는 공연과 전시

전통적 일상에서 찾은 깊은 울림 <한국인의 하루>

국립민속박물관 상설전시관 1관 재개관

[우리문화신문=이한영 기자]국립민속박물관(관장 윤성용)은 1993년 현재의 자리로 이전 개관을 하면서 선보였던 상설전시관 1관의 주제를 <한민족 생활사>에서 <한국인의 하루>로 전면 개편하고 지난 12월 19일(수)부터 관람객에게 공개한다. 이번에 재개관하는 <한국인의 하루> 전시관에는 조선 후기 선조들의 하루 일상생활을 보여주는 의관정제(衣冠整齊)도구와 ‘하피첩(霞帔帖), 보물 제1683-2호’, ‘장영직’1861~1944유품 국가민속문화재 제241호’ 등의 국가지정문화재를 비롯하여 300여 점의 민속품, 영상물, 체험물이 전시된다.

 

‘민속(民俗)의 정체성’을 찾는 상설전시의 완성

 

기존 <한민족 생활사> 전시관은 1993년 2월 개관 이후 2007년에 리모델링을 통해 전면 개편되어 지난 10월까지 5,000년에 걸친 한민족의 유구한 역사와 우수한 문화를 일목요연하게 전시함으로써 내외국인에게 한민족의 정체성을 알리는 데 큰 역할을 하였다. 그러나 좁은 공간에 긴 시간의 역사와 문화를 담아내기 어렵다는 지적이 끊임없이 제기되어 왔다.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고 ‘민속(民俗)’의 정체성에 부합한 주제를 찾기 위해 학계의 연구 동향과 사회의 흐름을 살피며 오랫동안 고민한 결과, ‘백성’을 비롯한 다양한 계층의 일상을 전시로 담아내는 <한국인의 하루>라는 주제의 상설전시가 구성되었다. 이로써, 국립민속박물관은 한국인의 하루(1관), 일 년(2관), 그리고 일생(3관)을 통해 한국인의 삶 전반을 다룬 상설전시관을 완성하게 되었다.

 

일어나서 잠자리에 들 때까지, 선조들의 소소한 하루 일상

 

전시관은 새벽부터 늦은 밤까지 하루 동안에 집에서부터 거리와 마을, 들판에서 만나는 선비와 농부, 장인 등 다양한 계층의 사람들이 하루 동안에 겪는 의식주, 생업, 신앙, 놀이와 같은 소소한 일상을 유물과 영상, 체험 자료를 통해 보여준다. 이 전시관에서는 이른 새벽 세수로 잠을 깨며 몸가짐을 고르고 자기 수양을 하면서 손님을 맞는 선비, 마을을 돌아보며 사람들의 어려움에 귀를 기울이는 관리, 우물가에서 물을 긷고 냇물에 빨래하는 여인, 농사일에 힘쓰는 농부와 공방에서 생활용품을 만드는 장인, 들판에서 뛰노는 아이들, 물가에서 고기 잡는 사람, 저녁상을 준비하는 아낙 등 집과 마을이라는 공간에서 하루를 열고 마무리하는, 낯설지 않은 우리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다.

 

특히 전시의 마지막 부분에는 ‘근현대의 하루’를 소개하는데, 자명종, 재봉틀, 라디오 등 전통 사회와 대비되는 생활용품을 통해 한국인의 삶의 변화를 보여줌과 동시에, ‘하루’가 지닌 변하지 않는 일상의 가치를 찾도록 여운을 남긴다.

 

국립민속박물관의 대표 소장품과 체험을 통한 ‘하루’의 해석

 

 

 

 

 

 

새로 개편한 전시관에는 ‘하피첩(霞帔帖), 보물 제1683-2호’을 비롯하여 ‘신ㆍ구법천문도(新ㆍ舊法天文圖), 보물 제1318호’, ‘장영직,1861~1944유품국가민속문화재 제241호’ 등의 국가지정문화재와 ‘ 나전 포도문 관복함’ 등 국립민속박물관의 대표 소장품이 전시된다. 특히, 일상생활의 예절과 의무에 대해 기록한 이덕무(李德懋, 1741~1793)의 《사소절(士小節)》과 윤최식(尹最植)의 《일용지결(日用指訣,한국국학진흥원 소장)》속 선비의 예의범절과 자기 수양은 현대인에게 깊은 울림을 준다.

 

 

또한, 영상과 체험물을 적극적으로 활용하였는데, 마을 주변을 흐르는 냇물과 빨래터, 겨울 호수와 얼음낚시 풍경 등 선조들의 일상이 펼쳐지는 마을을 방문해 마치 그들의 일상 속에 들어온 것 같은 느낌을 받게 된다. 이와 더불어, ‘밤의 공간’에서 만나는 인터랙티브 영상을 통해 꿈 해몽 내용을 직접 체험해 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우리 고유의 천문도인 천상열차분야지도(天象列次分野之圖) 속 별자리들의 환상적인 모습을 첨단 기술로 완성한 감동을 맛보게 된다. 또한, 국수틀에서 국수를 뽑아 겨울 별미인 냉면을 만드는 증강 현실(AR) 체험은 새로운 경험을 선사할 것이다.

 

‘철따라 변하는 하루’, 상설전시관의 새로운 실험

 

<한국인의 하루> 전시관은 전시품과 내용이 고정되는 것이 아니라 사계절의 변화에 따르는 한국인의 순환적인 일상을 지속적으로 반영하게 된다. 뚜렷한 사계절과 함께 하는 한국인의 하루가 국립민속박물관의 소장품과 공간 연출을 통해 바뀌면서 늘 신선한 전시관으로 선보일 것이다. 겨울의 하루로 시작되는 이 상설전시관은 봄, 여름, 가을이 되면 새롭게 변화함으로써 우리의 일상을 만날 수 있는 기획전시관의 역할까지 담당하게 된다.

 

 

 

 

 

 

 

 

따라서 새로 개편한 상설전시관은 ‘상설전시는 늘 같은 내용이므로 한 번만 보면 되는 전시’라는 기존의 선입견에서 벗어나 박물관을 다시 찾게 만들고, 한국인의 변화무쌍한 일상생활을 생동감 있게 접할 수 있는 전시 공간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