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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앗이’라는 슬기로움

텃밭 농사의 가장 좋았던 점은 수확물을 나누는 것
[정운복의 아침시평 176]

[우리문화신문=정운복 칼럼니스트]

 

저의 유년 시절은 농사를 빼놓고는 이야기할 수 없습니다.

찬 이슬 내리는 새벽부터 밤이 이슥할 때까지

참으로 고생이 많았던 시절이었지요.

그 힘든 농사일을 마을 사람들은 힘을 보태서 하는 슬기로움을 가졌습니다.

 

농사뿐만 아니라 김장하기, 초가지붕 새로 얹기, 겨울 땔나무 하기 등등

큰일이 있을 때마다 품앗이했지요.

함께하는 것은 시너지 효과가 있게 마련이어서

어려운 일도 척척 해 나갔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1+1은 결코 2가 아닙니다. 그 이상의 힘을 발휘하니까요.

 

 

초원의 무법자인 표범은 사슴을 잡아먹고 살아갑니다.

초원에 표범이 없으면 사슴들이 행복하게 살 것 같아서

사람들은 표범을 잡아 없앱니다.

 

초원에는 평화가 찾아왔고 사슴의 천국이 되었습니다.

문제는 몇 년 세월이 흐른 뒤에 찾아오지요.

사슴 떼가 너무 불어나 풀을 먹어 치워 사막화로 인한 먹이 부족으로

사슴의 대멸종이 다가온 것이지요.

어쩌면 표범은 사슴을 잡아먹는 폭력자가 아니라 초원의 관리자로 있었던 셈입니다.

 

그러므로 표범과 사슴은 기울어진 운동장 같은 느낌이 들긴 하지만

어찌 되었든 공생의 관계로 살아왔던 것이지요.

공생은 일방통행이 아니라 쌍방통행이 되어야 합니다.

서로 살기, 함께 살기이니까요.

 

우리의 삶에도 공생이 일어나야 합니다.

정(情)이란 오고 가는 관계 속에서 만들어지는 것이니까 말입니다.

텃밭 농사를 지으면서 가장 좋았던 점은

수확물을 나눌 수 있는 훈훈함이 있다는 것입니다.

 

빨리 가려면 혼자 가고 멀리 가려면 같이 가야 합니다.

인생은 속도가 아닌 방향이고, 단거리 경주가 아니라 장거리 여행이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