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깊어 가는 가을! 경기도 전문예술단체 <랑코리아>가 2023년 창단 10주년 및 설립자 <듀오아임> 결성 25주년을 맞이하여 오는 26일(목) 저녁7시, 성남아트리움대극장에서 뜻깊은 인문음악 가행(歌行)을 마련했다.
이번 가행(歌行)의 주제를 일본의 대표적 국민작가 미야자와 겐지(宮沢 賢治)의 ‘비에도 지지 않고(雨ニモマケズ)로 정한 것은 그가 관동대지진을 겪으면서 아수라장이 된 당시 상황을 두 편의 시로 발표했기 때문이다. 늘 이상향을 그리던 그가 37세로 세상을 뜬 뒤 남겨진 11월 3일자 유작시 ‘비에도 지지 않고’는 한국의 시인 윤동주의 ‘서시’처럼 일본인들 가슴에 소확행(小確幸)의 대표적인 작품으로 널리 사랑받고 있는 시다.
이번 가행(歌行)은 100년 전 관동대지진을 겪고 나서 발표되어 한국문학사에서 저항시의 근간이 된 이상화, 양주동, 설정식의 시와 100년이 지난 근래에 발표된 이윤옥, 정종배 시인의 시를 노래로 창작하여 죽음과 생명의 존엄을 되새기고자 마련한 자리다. 특별히 당시에는 불렀지만 전해지지 않고 있는 상해임시정부와 동경 조선인 단체의 추도가 두 곡을 복원하여 선보인다.
망각의 100년, 관동대지진과 제노사이드(집단학살)를 우리 사회가 다시금 기억해야하는 까닭은 민족과 이념과 종교를 초월하여 우주적 생명 존엄의 가치를 깨우쳐야하는 상황에 놓여있기 때문이라고 본다. 이번 공연을 통해 한국과 일본 양국 시민들의 해원과 상생, 반성과 화해를 앞당겨 밝은 미래로 가는 지름길이 되길 빈다.
▲ 랑코리아 가행(歌行) 비에도 지지 않고 동영상
100년 전, 양심 있는 일본인들이 나서서 억울하게 죽임을 당한 조선인들의 무덤과 비석을 만들기 시작하였고 이러한 행동은 곧바로 추모제로 이어져 해마다 추도제를 열고 있는 것은 참으로 뜻깊은 일이다.
1985년 대한민국 시민들이 세운 유일한 관동대지진 조선인학살 희생자 기림 시설인 치바현의 <보화종루>가 그동안의 지진, 특히 2011년 동일본대지진 때의 충격 이후 현재 붕괴될 위험에 놓여 있으나 관심을 갖는 이들이 적다. 학살 현장의 목련나무와 관음사 경내 은행나무가 이미 사라졌듯이 <보화종루>도 이대로 두면 그렇게 사라질 운명에 처해있다.
이번에 마련한 <관동대지진 100년 대표적 문학작품을 통한 진혼의 밤> 공연을 통해 치바현 관음사 <보화종루>를 다시 우뚝 일으켜 세워 진정한 한일 양국의 화해와 평화의 종소리가 오래오래 울려 퍼지기를 바라며 새로 창작한 진혼가가 하늘까지 전해지길 간절히 빈다.
* 이 글은 '랑코리아 10주년, 단원들의 큰 마음을 담아' 랑코리아 주세페 김동규 예술감독이 보내 온 글이다.
<공연 안내>
주 제 : 가행(歌行) '비에도 지지않고' - 관동대지진 100년, 대표적 문학작품을 통한 진혼의 밤-
공연일 : 2023년 10월 26일(목) 저녁
공연장소:성남아트리움 대극장(성남시 수정구 태평동 3309) /문의 031-755-5342
이 공연은 전석 무료 초대이며 아래 초대관람에 신청해야 입장 가능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