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7 (토)

  • 흐림동두천 1.0℃
  • 흐림강릉 1.3℃
  • 서울 3.2℃
  • 대전 3.3℃
  • 대구 6.8℃
  • 울산 6.6℃
  • 광주 8.3℃
  • 부산 7.7℃
  • 흐림고창 6.7℃
  • 흐림제주 10.7℃
  • 흐림강화 2.2℃
  • 흐림보은 3.2℃
  • 흐림금산 4.4℃
  • 흐림강진군 8.7℃
  • 흐림경주시 6.7℃
  • 흐림거제 8.0℃
기상청 제공
상세검색
닫기

눈에 띄는 공연과 전시

거리의 파편들이 어깨를 겯고 지르는 함성

신웅재 사진전 <긍정적(Optimistic)>, 11월 14일부터 류가헌에서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세계 여러 지역을 하나의 ‘현장’으로 넘나들며 사진기자(포토저널리스트)로 활동하고 있는 신웅재가 지난 4년 동안의 행적을 묶어 사진전 <긍적적(Optimistic)>을 연다.

 

<긍적적(Optimistic)>은 2020년부터 코로나 기간을 지나는 동안 서울의 거리들을 찍은 사진들이다. 장소는 모두 서울이지만, 서울이 주제는 아니다. 물리적으로나 공간적으로만 거리 사진일 뿐, 사진의 분류 범주로 ‘길거리사진(스트리트포토)’에 속하는 것도 아니다. 사진가 스스로 ‘주제도 없고, 파편적인 이미지’라고 말한 대로, 어떤 목적성이나 사진과 사진 사이에 인과적 관계가 보이지 않는다. 그런데도 각각의 사진들은 스크럼을 짜듯이 서로 어깨를 겯고 하나의 분위기를 이룬다.

 

 

 

쓰레기 더미, 무너진 스티로폼 상자 무더기, 건물 틈새에 누워있는 입간판, 보도블록 위의 토사물 얼룩과 꽁초, 버려진 마스크 등 폐기된 것들이 폐기된 채로, 아파트와 행인 같은 평이한 풍경이 평이한 채로, 사진 속에서 새로운 문장을 쓰고 있다. 표현은 거칠고 어둡게 이어지면서, 잘리고 평이하고 쓰러지고 버려진 보잘것없는 것들이 현대사회, 서울, 팬데믹, 정치, 도시의 욕망, 소외 등 커다란 의제를 이야기한다.

 

“이번 전시는 저 자신에게 사진은 무엇이고, 어떤 사진을 하고 있는지, 앞으로 어떤 사진을 할 수 있는지 등을 묻는 말들의 묶음입니다.”

 

신웅재는 사진기자로서 2019년, 삼성전자 반도체 및 LCD 공장 피해노동자들과 가족들을 7년간 기록한 <또 다른 가족(Another Family)>을 전시와 지면 매체로 세상에 내보였다. 또한 2011년 월가점령운동 기록을 시작으로 세월호 참사, 탄핵 정국, 예멘난민 등 나라 안팎 논점과 서울의 도시개발과 환경파괴, 아동노동 문제, 코로나 팬데믹 사태 등을 기록해 왔다.

 

 

 

 

그때 발표된 작업들 속 ‘거리사진’에서 그가 얼마나 날카롭게 거리의 수많은 언어들 가운데서 자신의 표현을 포착해 내는지를 보여준 바 있는데, 그러한 감각이 이번 <Optimistic>에 집결되어있다.

비판적이고 시니컬한 사진에 붙은 ‘낙관적인’이라는 뜻의 전시 제목 <긍적적(Optimistic)>은 일종의 반어법이지만, 사진가 스스로 던졌던 질문에 대한 답이기도 하다.

 

“전시 준비를 통해서 ‘사진은 저에게 여전히 가장 확실한 사유와 기록의 도구라는 것, 사진의 힘은 멋지고도 두려울 정도로 무한하다’라는 것을 다시금 깨달았습니다. 사진을 계속해 나아갈 수 있겠다는 당위도요.”

 

사진에 관한 사적인 질문과 성찰로 시작된 작업은, 오늘의 서울과 현재 우리들의 삶의 모습을 표상하는 공적인 문화기술이 되어 펼쳐진다.

 

전시는 11월 14일부터 2주 동안 종로구 청운동 사진위주 전시관 류가헌 전관에서 열린다.

 

문의 : 02-720-20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