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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에 띄는 공연과 전시

씩씩하면서도 강하고 우렁찬 영제(嶺制) 시조의 잔치

제1회 예찬건 영제시조 발표회 “영판(嶺板) 좋다 영제(嶺制) 시조”

[우리문화신문=김영조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장]  오는 1월 28일(일) 낮 3시 서울 종로구 율곡로 ‘서울돈화문국악당’에서는 제1회 예찬건 영제시조 발표회 <영판(嶺板) 좋다 영제(嶺制) 시조> 공연이 열린다.

 

 

조선 영조ㆍ정조 시대 꽃을 피운 최고의 성악 장르인 가곡(歌曲), 그리고 거기에서 파생된 시조(時調). 그 정점에는 영조 때 가객(歌客) 이세춘(李世春)이 있다. 그 이후 이세춘이 만들었다는 시조는 300년 넘게 우리 겨레의 사랑을 받아 왔다. 시조시를 3장 형식에 얹어 부르는 시조창은 가곡ㆍ가사와 더불어 정가(正歌)로 분류가 되며 지역적 특징에 따라 서울지역에서 불리는 경제(京制)시조와 지방에서 불리는 향제(鄕制)시조로 불리며 향제시조는 경상도의 영제(嶺制)시조, 전라도의 완제(完制)시조 그리고 충청지역의 내포제(內浦制)시조 등이 전해지고 있다.

 

『시조는 정가(正歌)로 분류되면서도 가곡(歌曲)처럼 체계적으로 전승되지 못하고 있는 것이 아쉬운 점이다. 그 이유 가운데 한가지는 각 지방 특유의 토리에서 오는 언어적인 면을 가리킬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이 가운데 영제시조는 씩씩하면서도 강하고 우렁차 수양의 방편으로도 꼽고 있으며, 때로는 ‘영판(嶺板)’이라고도 불리고 있다.

 

송하(松下) 김영도(金榮燾도)와 일관(一觀) 이기릉(李基綾) 공편의 《시조제요(時調提要)》가 전해짐으로써 영제시조의 전통성에 더욱 접근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게 되었다. 그러나 현행 불리고 있는 영제에 관해서는 논란이 많고 근거도 확실하지 않은 자의적인 해석으로 영제시조 근간을 흔들고 있기도 하다. 그러므로 유일하게 남아있는 이 악보의 분석을 통하여 영제시조에 더욱 접근할 수 있는 계기를 삼고자 하였다. 아울러 조선왕조 말 영제시조의 3대 명창 가운데 일인이었던 고영태(高永泰)와 근세 영제시조의 명인이었던 이계석(李啓錫)의 실제 녹음자료는 영제시조의 전모를 밝혀내는데 그 바탕이 되었다.

<시조제요(時調提要)』에 나타난 영제시조의 상하행(上下行) 선율(旋律) 유형에 대한 분석>, 김경배 지은 논문 발췌

 

이번 1월 28일 열리는 제1회 예찬건 영제시조 발표회는 현재 영남지방에서 불리고 있는 영제시조(嶺制時調)의 선율적 특징이 유일하게 남아있는 《시조제요(時調提要)》에 수록된 시조 7수를 예찬건의 목소리로 들어볼 수 있다.

 

예찬건 가객의 영제시조와의 인연은 4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17살 때 경북고등학교 재학시절 금요일 5교시 특별활동 <영제시조반>에서 고 일관(一觀) 이기릉(李基綾)께 영제시조를 배우기 시작했다. 첫 1년 동안 ‘태산이 높다 하되’ 1곡을 익혔다. 5박, 8박 시조장단에서 8박 장단(약 16초이상)을 한 호흡으로 부르기까지는 무려 1년이 걸렸다.

 

 

이후 10년 동안 영제시조 전곡을 다 배운 뒤, 예 가객은 한때 직장생활을 하다가 1996년 스승이신 일관(一觀) 선생이 세상을 뜬 27살 때 남기고 간 유업인 영제시조를 전부 음반에 담는 작업을 결심했다. 그 뒤 27년이 걸려 54살에 100장의 음반에 담는 그 작업을 끝마치게 되었다. 그는 너무 늦게 스승의 유업을 완성하게 된 것을 무척 아쉽게 생각한다.

 

예찬건 가객은 일관 선생에게 직접 시조를 배운 제자 가운데 드물게 국악과 정가 전공을 했으며, 또한 국가무형문화재 가곡 이수자로 현재 한국가곡보존회 운영위원장을 맡고 있다.

 

김재락의 사회 및 해설로 열리는 예찬건 가객의 공연은 영제 평시조 ‘태산이 높다 하되’, 영제 평시조 ‘달 밝고 서리친 밤’, 영제 평시조 ‘하룻밤 가을비에’, 영제 평시조 ‘달은 반만 오동에 걸리었고’, 영제 반사설시조 ‘바람은 지동치듯 불고’, 영제 사설시조 ‘한 잔 먹세그려’, 영제 사설시조 ‘상산 조자룡을 네 들었나 못 들었나’ 등을 부른다.

 

 

또 공연에는 거문고 강혜진, 대금 김대곤, 피리 이민하, 해금 조한결, 장고 전인근이 함께 하며, 무행(無行) 김길두(金吉斗)의 서예퍼포먼스도 있을 예정이다.

 

<시조제요>라는 영제시조 악보와 고영태, 이계석 선생 등 옛날 영제의 음원을 참조하여 ‘영판 좋다 영제시조’를 완성하는 것은 그의 과업이 되었다. 백옥생코리아(주)의 후원을 받아 선비문화기획 주관으로 열리는 그의 첫 영제시조 발표회 공연은 전석 초대 공연으로, 예약은 전화(010-4744-6003)로 하면 된다.다.